등록 : 2005.03.01 16:21
수정 : 2005.03.01 16:21
아이가 두 돌이 넘어도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고 걱정하는 부모들이 있다. 주변에는 종종 18개월이 되기도 전에 가리는 아이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때가 되면 다 가릴 수 있다. 아이와 아등바등하면서 연습을 시킨다고 더 빨라지는 것도 아니다. 너무 일찍 시키려 하다가는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느껴 오히려 늦어지기도 하며, 일찍 대소변을 가리다가도 나중에 다시 못 하기도 한다. 기저귀를 늦게까지 쓴다고 문제될 것은 없다. 아이가 대소변 가리기를 할 수 있는 때가 됐음을 스스로 알게 하고 도와 주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대소변 가리기는 18개월에서 두 돌 무렵의 아이가 준비가 됐을 때 시작할 수 있다. 보통 남자보다 여자 아이가 빠르고, 소변보다 대변 가리기가 더 쉽다. 대소변을 가릴 때쯤이면 아이와 대소변에 대해서 어떤 말을 사용할 것인가 미리 정해 두는 것이 좋다. 아가용 변기도 준비해 두고 아가가 변기에 편히 앉을 수 있게 의자처럼 평소에 자주 앉히는 것도 도움이 된다. 처음에는 남자 아이도 소변을 볼 때 변기에 앉아서 보도록 하고, 점차 소변만 서서 보는 것을 연습시키는 것이 편하다.
변을 보겠다고 말 할 수 있다면 가릴 준비가 확실히 된 것이지만, 사실 그런 아이들은 거의 없다. 그보다는 두 시간 이상 기저귀를 적시지 않으면서 배변이 규칙적이라면 준비가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옷을 내리고 화장실을 갈 수 있고, 변이 묻은 기저귀를 싫어하면서 변기를 사용하고 싶어 해도 마찬가지다. 아이를 잘 관찰해서 얼굴이 상기되거나 표정이 변하면서 엉거주춤 쳐다보면 이 때가 변을 보는 것이라고 아이에게 알려 주고 변기에 앉혀 본다.
대소변 가리기의 초기에는 벌써 변을 기저귀 등에 보고 난 뒤 부모에게 알려 준다. 대소변 보고 싶다는 말 한 마디를 하는 것이 간단할 것 같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때는 나중에라도 부모에게 알려 준 것을 칭찬해 주는 것이 좋다. 격려를 받은 아이는 조만간 변을 보기 전에 알려 줄 것이다. 몇 번 성공을 한 뒤에는 아이 혼자서 내릴 수 있는 기저귀를 채워 주면서 배변을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아이의 자신감을 높여 주도록 한다.
아이가 변을 보겠다고 말한 뒤에도 변기에 앉으면 변을 보지 않을 때도 많다. 5분 안에 변을 보지 않으면 중지하는 것이 좋다. 한편 잘 되던 아이도 어느 날 갑자기 다시 기저귀에 변을 보고 싶어 할 수 있다. 이 때도 야단을 치기보다는 변 보는 것을 알아차린 것만으로도 칭찬을 하고 기저귀를 차지 않아도 화장실을 사용하면 변을 볼 수 있다고 알려 주어야 한다.
대변을 더러운 것이라고 강조하는 부모가 많은데 아이들은 대변을 자신의 몸의 일부인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어떤 아이는 몸에서 밖으로 버리기 싫어서 변을 참기도 하며, 변에 대해 너무 더럽다는 표정을 지으면 부모가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변을 가지고 놀려는 아이에게는 더러운 것이라고 말하지 말고, 담담한 태도로 가지고 놀 것이 아니라는 정도로만 알려 주는 것이 좋다.
간혹 대소변 가리기를 조기 교육의 일부로 오해하는 부모도 있는데, 대소변 가리기와 행동 발달의 진도는 상관이 없다.
정유미 소아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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