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0.29 04:00
수정 : 2018.10.2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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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위성으로 촬영한 지난 7월6일 오후 7시45분 한반도 주변 수증기 영상. 중국 남부에서 일본 열도까지 장마전선이 뚜렷하게 형성돼 있다. 기상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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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영의 기상이야기]
오호츠크해 고기압 영향 벗고
지역별 강수량 편차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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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위성으로 촬영한 지난 7월6일 오후 7시45분 한반도 주변 수증기 영상. 중국 남부에서 일본 열도까지 장마전선이 뚜렷하게 형성돼 있다. 기상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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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한반도 장마 형성에 오호츠크해 고기압 영향이 거의 사라졌으며, 남북 방향의 장마전선이 등장하는 등 장마 패턴에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청이 2011년 발간한 <장마백서>는 “장마는 여름철 우리나라에 오랜 기간 많은 비를 내리는 주요 강수 현상으로, 대체로 해양성 온대 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과 해양성 한대 기단인 오호츠크해 고기압의 대치에 의한 온도와 습도 차이에 의해 형성되지만 장마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열대 몬순 기단과 온대 대륙성 기단, 북극 진동과 관련된 한대 기단 등 한반도 주변 5개 기단의 움직임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정용승 고려대기환경연구소 소장(전 한국교원대 교수)은 28일 “지난 20여년 동안의 인공위성이 촬영한 대기 영상을 애니메이션으로 분석해보니 한반도 장마전선 형성에 오호츠크해 고기압의 영향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호츠크해 고기압의 영향권은 일본 홋카이도에 머물렀다. 한반도 장마전선은 대륙성 고기압 영향만을 받는 것으로 교과서 등을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소장과 김학성 교원대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에 곧 발표될 예정이다. 연구팀은 차가운 오호츠크해 고기압 영향이 적어지면서 근래 들어 장마가 과거에 비해 덜 활성화되고 약해졌다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또 “장마전선은 아시아대륙의 큰 산맥(티벳산맥) 북쪽을 돌아오는 선선한 기류와 남쪽을 돌아오는 온난한 기류가 수렴하는 곳에서 발생하는데, 중국 대륙이 기후변화로 온난화하면서 남북 공기의 온도 차가 줄어들어 장마의 패턴에도 변화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변화는 과거 장마전선에 동반되는 구름대가 선형을 이뤘던 데 비해 최근에는 구름들이 단속적으로 끊어지는 현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이전에는 장마전선이 동서 방향으로 수평하게 늘어서는 것이 뚜렷했는데 최근에는 남북의 수직방향으로 형성되는 경우도 잦아지고 있다.
정 교수는 “이런 변화로 장마철 강수의 지역적 편차도 심해져, 같은 해에 어느 지역은 강수량이 평년보다 50%가 많아지는 반면 다른 지역은 80%가 적어지기도 한다. 장마철의 예보가 힘들어지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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