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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8.28 17:26 수정 : 2018.08.28 21:12

유럽의 환자 이송용 항공기인 ‘유러피안 에어 앰블런스’의 내부. 유러피언 에어 앰블런스 웹사이트(www.air-ambulance.com)

김재혁 항공의료협 정책이사 28일 국회토론회서 주장
“응급의료 첫단계서 항공기 이송사례는 전세계에 전무
섬 응급환자 위해선 닥터헬기 착륙시설부터 확충해야”

유럽의 환자 이송용 항공기인 ‘유러피안 에어 앰블런스’의 내부. 유러피언 에어 앰블런스 웹사이트(www.air-ambulance.com)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안 흑산공항 사업의 운명을 가를 국립공원위원회 재심의를 앞두고 섬 지역 응급환자의 빠른 이송을 위해 공항이 필요하다는 국토교통부 주장을 정면 반박하는 항공응급의학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김재혁 한국항공의료협회 정책이사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흑산공항 건설 관련 토론회에서 “흑산공항에서 고정익 항공기를 통해서 응급환자들을 보다 더 신속하게 이송할 수 있다는 얘기는 우리 협회로서는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남목포권역응급의료센터인 목포한국병원 응급의학과장이기도 한 김 이사는 “병원 전 단계, 병원 단계, 병원 간 이송단계 등 3단계로 이뤄지는 응급의료 체계에서 흑산도에서 육지 병원으로 환자를 옮기는 것과 같은 병원 전 단계에서 고정익 항공기를 활용하는 사례는 전 세계에서 한 곳도 없다. 유럽과 미국에서 일부 이뤄지는 환자 항공기 이송은 환자가 어느 정도 안정된 상태에서 최소 1000㎞ 이상 장거리 이송할 때 권장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흑산공항이 건설돼 항공기가 운항되더라도 응급환자를 이송할 장비를 설치할 공간이 없는 일반 여객기를 이용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항공기를 응급환자 이송에 활용하려면 흑산공항 안에 응급환자 이송용 장비가 설치된 항공기와 관련 인력이 상시 대기해야 하지만 이것은 현실성이 낮다. 설령 항공기 활용이 가능하더라도 착륙지 공항에서 응급의료센터까지 구급차로 다시 이동해야 하는 시간을 고려하면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 흑산도와 비슷한 일본의 오키군도의 경우 소형 공항이 있는데도 중증 응급환자 이송은 닥터헬기나 해상안전청 순시선 등을 이용하고, 제주공항에서 2㎞ 밖에 떨어지지 않은 한라병원 제주권역응급의료센터도 서울로 응급환자를 이송할 때에도 헬기를 이용하는 실정이다.

흑산도에서 2015~2016년 발생한 응급환자 64명 가운데 절반인 32명은 전남목포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운영하는 닥터헬기와 소방·해경헬기 등으로 나머지 절반은 선박을 이용해 육지로 이송됐다.

김 이사는 “섬 지역 응급환자를 위해서라면 공항 건설보다 아직 닥터헬기가 내릴 수 없는 유인도에 헬기 착륙장을 설치하고, 헬기가 뜰 수 없는 기상 조건을 이겨낼 수 있는 응급환자 이송용 선박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흑산공항 사업은 국토부가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안인 전남 신안군 흑산면 예리에 2020년까지 국비 1833억원을 들여 50석 규모 중형 항공기가 이착륙 가능한 1.16km의 활주로를 건설하는 것으로, 다음달 19일 국립공원위원회에서 재심의될 예정이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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