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8.04.13 14:46 수정 : 2018.04.13 14:46

지난해 7월12일 폭염과 무더위가 계속되자 서울 경복궁역 사러리 건널목에 설치된 햇빛 가리개 천막에서 시민들이 따가운 햇빛을 피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겨울철 음의 값일 때 한파 가능성 높이는
‘북극진동지수’ 여름철에 +면 폭염 늘어
7월 양의 값일 때 8.4일 음일 때 1.7일
8월에도 양일 때 폭염일수 두배 많아져
“폭염 예측하는 방법으로 쓰일 수 있어”

지난해 7월12일 폭염과 무더위가 계속되자 서울 경복궁역 사러리 건널목에 설치된 햇빛 가리개 천막에서 시민들이 따가운 햇빛을 피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겨울을 앞두고 북극진동지수가 음의 값을 보이면 한반도 등 중위도 지역에 한파가 닥칠 가능성이 높다. 북극진동지수가 양의 값을 보이면 한반도에 폭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양대 해양융합과학과 예상욱 교수 연구팀은 13일 “북극진동지수를 이용해 여름철 한반도 폭염일수를 산출한 결과 북극진동지수가 양의 값일 때 폭염일수가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북극진동(AO)은 북극에 있는 찬 공기의 소용돌이(폴라 볼텍스·극소용돌이)가 수십일 또는 수십년을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북극진동지수는 북위 60도 이상의 고위도 해면기압과 중위도 해면기압의 차이를 계산한 값으로, 지수가 양의 값이면 극소용돌이가 강한 상태를, 음의 값이면 약한 상태를 나타낸다. 겨울철의 경우 북극진동지수가 음의 값이면 보름에서 한달 뒤 중위도에 한파가 닥칠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의 기후예측센터(CPC) 누리집에 제공된 북극진동지수.
연구팀은 1979년부터 지난해까지 39년 동안의 6~8월 여름철 한반도 폭염일수를 분석했다. 기상청이 제공하는 45개 지점의 일 최고기온 자료를 이용해 각 지점에서 월별로 일최고기온을 늘어놓은 뒤 90% 이상에 해당하는 값을 도출하고, 이를 기준으로 각 지점별로 폭염일수로 계산했다. 예 교수는 “기상청이 사용하는 폭염일수(일 최고기온 33도 이상인 날)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름철에도 극지방에서는 겨울철과 유사한 구조의 북극진동이 확인됐고 연구팀은 북극진동지수가 큰 값을 가질 때를 기준으로 한반도 폭염일수를 계산했다.

연구 결과 7월에는 북극진동지수가 양의 값 곧 플러스(+)이면 폭염이 8.4일 나타나는 반면 북극진동지수가 음의 값 곧 마이너스(-)이면 폭염일수가 1.7일로 크게 줄었다. 8월에도 북극진동지수가 플러스이면 폭염이 7.7일 발생하는 데 비해 마이너스이면 폭염은 4.4일이 발생했다. 하지만 6월에는 폭염일수가 평균 6.8일로 북극진동지수가 양의 값이든 음의 값이든 큰 차이가 없어, 6월의 경우 북극진동지수을 이용한 폭염일수 예측이 어려울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다만 이번 연구에서 북극진동지수를 폭염의 선행 값으로 분석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예 교수는 “7월의 경우 북극진동지수가 양의 값일 때 한반도에서 고기압의 순환이 강해지면서 따뜻하고 습한 남풍계열의 바람이 한반도에 유입돼 폭염이 유도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8월에는 북극진동지수가 양일 때 대기 순환 자체가 평소보다 많은 태양 복사를 받는 구조를 형성해 폭염이 발생하기 좋은 조건이 되는 것으로 연구팀은 해석했다.

예 교수는 “여름철 폭염이 열대 해양의 따뜻한 기류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면서 발생한다는 전통적인 분석 외에 북극의 순환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연구들이 최근 보고되고 있다. 북극진동지수를 이용하는 방법도 여름철 폭염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16일부터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리는 한국기상학회 2018년 기후분과 봄학술대회에서 발표한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