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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10 13:16 수정 : 2019.12.10 13:40

북극 스발바르제도 인근 프람해 얼음(해빙) 위에서 북극곰이 해수면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의 내려다 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울산과기원 연구팀 NASA와 공동연구
북극 해빙과 쌍극자 상관관계 분석
해빙 기후변화 원인이자 결과 밝혀

북극 스발바르제도 인근 프람해 얼음(해빙) 위에서 북극곰이 해수면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의 내려다 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북극해 얼음(해빙)은 기상청의 겨울철 계절전망 분석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요소이다. 기상청은 지난달 22일 올해 겨울철(12월~내년 2월) 날씨를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겠으나 기온의 변화가 크겠다”고 전망하면서 “우리나라 한파와 관련성이 높은 바렌츠·카라해 얼음 면적이 평년보다는 적으나 지난해보다는 다소 많다”고 언급했다. 특정 지역의 북극해 얼음이 줄어들면 그곳을 중심으로 기온이 높아지며 고기압이 발달한다. 이 영향으로 북반구 곳곳에서 제트기류가 남북으로 사행하며 북쪽의 찬 공기가 남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기상청은 이를 근거로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기온이 크게 떨어질 때가 있어 기온 변동이 크겠다”는 예상을 내놓았다.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북극해 얼음 면적이 줄어들고 이로 말미암아 햇빛 반사량이 적어져 다시 더워지는 악순환을 겪는다. 북극해 얼음 감소는 폭염이나 북극 한파 등 기후변화의 ‘범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미국 항공우주국(나사)과 공동연구를 통해 북극해 얼음 감소를 일으키는 대기 순환이 기후변화로 인해 생겼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북극해 얼음 감소가 기후변화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인 셈이다.

울산과학기술원(유니스트) 도시환경공학부 이명인 교수 연구팀은 10일 “기후변화에 따른 대기 순환 양상에 ‘북극 쌍극자’ 진동이라는 현상이 큰 영향을 끼치며, 이 달라진 대기 순환이 북극해 얼음에 끼치는 영향이 강해졌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연구팀 논문은 빙하연구 관련 국제학술지 <빙권>(The Cryosphere) 최신호에 실렸다.

북극의 대기 순환은 주로 북극 진동(AO)와 북극 쌍극자(AD)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극 진동은 북극 지역 찬 공기의 소용돌이(폴라 볼텍스)가 며칠에서 몇십일을 주기로 강해졌다 약해졌다를 반복하는 현상이다. 북극 진동에 따라 대기 순환이 달라질 수 있다. 북극 쌍극자는 북극을 중심으로 동쪽과 서쪽에 고기압성 순환과 저기압성 순환이 번갈아 나타나는 현상이다. 동쪽에 고기압성 순환이 나타나는 경우와 서쪽에 고기압성 순환이 나타나는 경우에 따라 대기 순환이 달라진다.

울산과학기술원 연구팀이 북극 대기 순환 양상을 1982~1997년과 1998~2017년으로 나눠 분석한 그림. 북극 진동(a·b)과 북극 쌍극자(c·d)에 의한 대기 순환 양상이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북극 쌍극자의 경우 기압의 중심이 동쪽으로 이동한 것이 확인된다.(빨간색 고기압, 파란색 저기압) 울산과기원 제공

연구팀은 기후변화가 뚜렷한 1990년대 중반을 기준으로 과거(1982~1997년)와 최근(1998~2017년)으로 기간을 나눠 북극해 얼음과 북극 쌍극자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북극해 얼음과 북극 쌍극자의 상관관계가 과거 기간에는 음(-0.05)의 상관관계를 보이던 것이 최근 기간에는 크게 증가해 강한 상관관계(0.57)를 보였다. 연구팀은 북극 쌍극자의 양상이 서쪽에 고기압 순환이, 동쪽에 저기압 순환이 자리하면 지표면 바람이 대서양으로 흘러나가게 되고, ‘북극 횡단 해류’(러시아 쪽 베링해협과 그린란드 쪽 프람해협까지 북극을 관통하는 해류)가 해빙을 대서양으로 흘려보내게 된다. 북극해 얼음이 대서양으로 흘러들어가면 따뜻한 바닷물과 만나 잘 녹아 면적이 줄어든다.

얼음이 줄어들면 해당 지역의 햇빛 반사율(알베도)도 감소해 햇빛을 더 많이 받게 되고 이는 다시 얼음 면적이 줄어드는 원인이 돼 ‘얼음-알베도 되먹임’ 과정이 나타난다.

연구팀은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10년 주기로 변동하는 현상인 ‘태평양 십년 주기 변동’(PDO)에 의해 대기 순환이 달라진 것이 기후변화의 주원인”이라며 “과거 자료 분석에서도 태평양 십년 주기 변동의 영향으로 북극 쌍극자의 양상이 변동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명인 교수는 “북극 대기 순환에서 주로 고려되던 북극 진동 외에 북극 쌍극자도 중요하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북극해 얼음을 예측하는 인자로 활용함과 동시에 기후변화에서 북극해 얼음의 역할을 추정하는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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