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01 08:26
수정 : 2019.12.0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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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의 태양들. 왼쪽 위부터 2010년 2월20일, 2011년2월1일, 2012년 1월20일, 2013년 2월5일, 2014년 1월28일, 그리고 아랫줄 왼쪽부터 2015년 1월19일, 2016년 2월5일, 2017년 1월22일, 2018년 2월2일, 2019년 2월1일의 태양. 맨 오른쪽 위·아래의 2014년과 2019년 태양이 확연히 대비된다. 유럽우주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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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번째 맞은 태양 주기의 10년 기록들
2014년이 정점...지금은 극소기 통과중
2020년대 중반 다시 극대기 진입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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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의 태양들. 왼쪽 위부터 2010년 2월20일, 2011년2월1일, 2012년 1월20일, 2013년 2월5일, 2014년 1월28일, 그리고 아랫줄 왼쪽부터 2015년 1월19일, 2016년 2월5일, 2017년 1월22일, 2018년 2월2일, 2019년 2월1일의 태양. 맨 오른쪽 위·아래의 2014년과 2019년 태양이 확연히 대비된다. 유럽우주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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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의 마지막 한 달이 1일 시작됐다. 12월은 한 해를 마감하는 달이지만, 올해 12월은 지난 10년을 마무리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 기간 동안 태양의 일거수일투족을 사진에 담아온 위성이 있다. 지구를 돌면서 태양을 관측하는 유럽우주국(ESA)의 프로바2(Proba-2) 위성이다. 2009년 11월2일 발사된 이 위성은 10년째 태양 표면의 강력한 폭발, 코로나질량방출(CME) 같은 복잡한 태양 활동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 지구의 과학자들은 프로바2가 보내오는 사진과 자료를 토대로, 태양 활동의 변화가 지구 및 우주 기상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한다.
유럽우주국이 2010년대와의 이별을 앞두고 프로바2 위성이 지난 10년간 매년 1~2월에 촬영한 태양 사진 10장을 선별해 공개했다. 위성에 탑재돼 있는 스왑(SWAP)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들이다. 스왑카메라는 자외선 중에서도 파장이 10~121nm로 극히 짧은 극자외선(EUV)을 이용해 섭씨 100만도가 넘는 태양의 대기 바깥층, 즉 코로나의 다양한 변화를 잡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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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태양 흑점 활동을 기록하기 시작한 이후 24번째 태양 주기의 마지막 단계다. 벨기에왕립천문대(WDC-SIL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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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는 인류가 태양 흑점 수를 기록하기 시작한 이후 24번째로 맞는 태양 주기다. 태양 활동은 보통 11년을 주기로 극소기와 극대기를 오간다. 극대기엔 흑점 수가 많아지며 태양 폭발이 활발해 강력한 태양풍이 몰려온다. 오로라 현상이 증가하고, 통신이나 전기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극소기는 이와 정반대여서 태양풍이 약해진다. 그 영향으로 북반구 고위도 지역의 겨울 기온이 크게 내려가고 눈이 많이 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2010년대의 시작점인 2010년(왼쪽 위)은 태양 활동의 극소기가 마무리돼가는 시기였다. 앞선 해인 2009년 태양은 지난 한 세기 중 가장 조용한 한 해를 보냈다. 나사에 따르면 2009년 9월14일까지 257일 동안 흑점이 하나도 없었던 날이 206일(80%)이나 됐다. 이후 태양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2014년(오른쪽 위)에 정점(극대기)을 맞았다. 2019년엔 다시 활동이 잠잠해지면서 새로운 극소기로 진입했다. 올해도 200일 동안 흑점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한다. 태양은 2020년에 이번 태양 주기의 마지막 단계(극소기)를 지나가게 된다. 나사는 이번 극소기는 200년만에 가장 저조한 태양 활동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한다.
위 태양 사진에서 윗줄 맨 오른쪽이 2014년 극대기의 태양, 아랫줄 맨 오른쪽이 올해 극소기의 태양이다. 태양 활동의 뚜렷한 차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10년에 걸친 태양 활동의 변화 흐름이 마치 생명체의 생장성쇠 원리를 상징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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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우주국의 프로바2 위성. 유럽우주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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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바2 위성은 이미 2009년 극소기 관측 자료를 갖고 있다. 따라서 2020년 극소기 관측 데이터와 이 자료를 비교하면 태양 활동의 변화 양상을 좀더 잘 분석할 수 있다. 이는 다가오는 2024~2025년의 새로운 태양 활동 극대기를 더 잘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게 해줄 것으로 유럽우주국은 기대한다.
현재 태양 활동을 관측하는 위성으로는 유럽우주국의 클러스터 위성 4개,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SDO, 유럽우주국-나사 합작의 소호(SOHO) 등이 있다. 2018년 8월 발사한 사상 첫 태양 탐사선 파커는 인공물 가운데 처음으로 태양의 대기 바깥층 코로나를 향해 날아가고 있다. 2020년엔 태양 극지점을 근접촬영할 유럽우주국의 태양 궤도위성 `솔로'(Solar Orbiter)가 발사될 예정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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