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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6.06 11:43 수정 : 2019.06.06 14:38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오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황교안×2040 미래찾기’ 토크콘서트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취임 100일 맞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

5·18 망언, 세월호 비하 등 경징계 그쳐
합장 결례·동성애 발언 등 편향성 지적도
여성·청년 공략해 중도층 확장 시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오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황교안×2040 미래찾기’ 토크콘서트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로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보수결집’ 집토끼는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박스권’에 갇힌 지지율을 돌파하는 것이 100일 이후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5일 국회 사랑재에서 청년세대를 겨냥한 ‘황교안x2040 미래찾기 토크콘서트’를 열고 “30%의 콘크리트 지지층만으로는 이길 수 없다”며 “중도층 속으로 스며들어가야 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제1야당 대표로 보수진영 대권 주자의 기반을 다지며 당 결속도 끌어냈지만, 장외투쟁 국면에서 터져 나온 ‘막말’ 논란을 진화하는 데 실패하면서 중도층 확장엔 한계를 보였다는 평도 함께 듣고 있다.

외연 확장을 위한 첫 도전 과제는 청년, 그리고 여성이다. 그동안 한국당이 가장 취약했던 지지층이다. 한국당은 특히 2030세대 청년층, 소위 ‘밀레니얼 세대’를 최근 ‘신보수’와 ‘탈진영주의’ 흐름의 영향권 안에 있다고 보고 ‘공략’할만한 지점으로 보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청년과 여성이 다가갈 수 있도록, 당 전체의 ‘이미지 변신’ 작업이 함께 수반되어야 한다. ‘매력적인 젊은 이미지의 정치인’을 배출해야 한다는 점도 고민이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장년층 이상에선 장외투쟁 과정에서도 황 대표의 인기가 상당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다만 청년층에도 소구력을 갖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정치인들이 진보 정당보다 부족한 편”이라고 분석했다. 다소 딱딱한 이미지의 황 대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전환기를 준비하는 한국당은 청년부대변인을 선출하고, 당내 대학생 위원회 등을 조직하는 등 ‘청년 조직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콘서트에서 “한국당에 청년이 없다는 말을 많이 한다”며 “청년들과 가치를 공유하고 함께하는 일은 저보다 청년이 할 수 있는 일이라 본다. 그리고 한국당은 청년들에게 그런 합당한 역할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오랜 장외투쟁 과정에서 당내 ‘청년 자원’들의 누적된 피로감은 존재한다. 막말 논란으로 쌓은 부정적인 ‘이미지 변신’ 과정에서 청년이 소모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날 토크콘서트에서 임승호 청년부대변인은 “아픈 말일 수도 있지만 한국당의 청년 정치 인식이 여전히 바뀌지 못했다. 주위의 대학생 유튜버를 보면, 한국당은 속된 말로 ‘청년을 병풍 세운다’는 말을 많이 본다”고 지적하며 “여의도, 한국당 안의 청년을 천명 만나기보다 밖의 한명이 더 중요하다. 청년 동원 형식의 행사가 아니라 여의도 밖 청년을 찾아가 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황 대표는 “동원은 안 된다”면서도, ‘마중물론’을 폈다. “청년들이 아무도 없는데 (밖에 나가서) ‘이야기해 보자’ 하면 기겁하고 도망갈 것이다. 청년과 같이 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여러분들이 선구자 역할을 하셔야 한다.”

황 대표가 야권의 확실한 보수 주자로 자리매김하면서 당내 계파 충돌이 사라졌다는 평가를 듣고 있지만, 물밑에서는 그의 한계인 ‘중도 확장성’ 문제가 총선 때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상존한다. 공안검사 출신에 독실한 기독교인이고, 박근혜 전 대통령 때 국무총리를 역임한 그의 전력을 비롯, 대체로 친박계 인사들이 당내 핵심에 포진하는 결과를 낳으며 스스로 확장성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당내 강경파가 득세하면서 잇따른 막말 논란은 ‘지지율 상승이 오히려 독이 된 결과’로 해석되기도 한다. 황 대표는 5·18 망언 때도 ‘경징계’에 그쳤고, 세월호 유가족 비하 막말 땐 사과와 징계를 서두르긴 했지만 당내에서 반발이 거듭 터져 나오는 등 진화에 실패했다. 이후로도 “문재인 대통령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낫다”는 정용기 정책위의장의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는 등 ‘설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황 대표 본인 역시도 부처님오신날 행사에서 합장 결례 물의를 일으킨 데다 동성애 반대 발언을 하며 편향성 지적을 받았다. 한 지도부 핵심 의원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가 빠른 것은 황 대표의 강점”이라고 꼽았지만, 또 다른 의원은 “지지층 결집만 몰두한 발언을 내버려둬서는 다음 총선에서 지지율 정체 현상을 극복하기 어렵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황교안 체제의 자유한국당이 100일을 기점으로 ‘정책 정당’의 면모를 보이기 위한 ‘2020 경제대전환 프로젝트’를 가동한 것도, 총선 고비를 넘어서야 한다는 ‘절박감’이 작용했다. 민생투쟁 대장정 뒤 찾아온 지지율 정체기에 ‘대안 정당’ 거듭나기를 통해 대선까지의 장기전을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황 대표는 이날 대전환프로젝트를 선언하며 “문재인 정부의 경제 폭정, 민생 폭망에도 국민이 우리 당에 선뜻 지지를 보내지 못하는 것은 우리 당만의 정책 대안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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