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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10 19:18 수정 : 2005.01.10 19:18

한국인 2명을 납치했다는 ‘2대 강의 국가(이라크를 상징)의 성전’ 단체의 주장이 나온 지 10일로 나흘째에 접어들었는데도 한국인 피랍 사실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규형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날 “이라크 정부와 다국적군 사령부, 쿠르드 자치정부, 아랍 방송사 등을 통해 알틤?결과 지금까지 한국인 피랍 관련 자료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납치 주장의 신빙성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이 단체가 ‘알애자(자부심)’라는 아랍어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몇 시간 안에 제시하겠다던 인질들의 사진이 아직 발견되지 않고, 한국군 철수시한으로 못박은 72시간이 이미 지났다는 점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인질범들이 통상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인지된 시점으로부터 시간을 계산한다는 점에서, 이 무장단체가 웹사이트에 게재한 것말고는 특별히 시점을 인지시키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는 점도 ‘납치 주장’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그러나 ‘알애자’라는 웹사이트는 지난해 9월25일 영국인 엔지니어 케네스 비글리를 살해했다는 이라크 테러조직 ‘유일신과 성전’의 성명이 실린 곳이라는 점에서 방심하기엔 이르다. ‘유일신과 성전’은 지난해 6월 김선일씨를 살해한 무장 테러조직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 사이트는 쿠웨이트에 주소를 둔 개인 또는 법인이 개설한 것으로, 그간 과격단체의 발표문과 활동상을 많이 게재해 왔다”고 말했다. 당시 영국 정부는 영국군 7명도 납치했다는 성명의 내용을 부인하며 비글리 살해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시했으나 비글리는 실제로 살해됐고, 그 장면을 담은 비디오테이프가 10월8일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 텔레비전을 통해 공개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글의 제목과 내용이 이라크 무장단체 내지 테러조직의 전형적인 성명서 형식을 띠고 있다고 지적한다. 아랍어 문법에도 맞고, 철자상 오류도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글의 게재 시점이 지난 6일 오후 4시(현지시각)인데도 작성 날짜를 이슬람력으로 이보다 이틀 뒤인 1425년 11월27일로 표기한 것은 착오로 보인다. 글에는 ‘인질’에 여성형을 썼는데, 아랍어에선 ‘인질’이란 단어 자체가 여성명사여서 이를 근거로 인질들의 성별을 확정할 수는 없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한국군 철수를 요구하며 한국인 또는 한국에 테러를 가하겠다는 위협은 그동안에도 여러차례 나왔다. 지난해 10월10일에는 ‘몬타다’라는 사이트에 “한국이 군대를 14일 안에 철수하지 않으면 한국군과 한국 내 시설물을 공격하겠다”는 협박문이 실렸다. 8일 뒤인 18일에는 ‘오픈 포럼’이라는 사이트에 “한국군을 7일 안에 철수하지 않을 경우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협박문이 실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내용은 실제로 테러를 가할 능력이 없는 개인의 작문으로 추정됐다.

정부는 이날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외교부, 국가정보원 등 관계 부처가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대책을 협의했다. 정부는 이라크 자이툰 부대 군인들과 교민들은 모두 안전한 것으로 확인했지만 돈벌이나 선교를 목적으로 이라크에 몰래 들어간 한국인이 납치됐을 경우 확인 자체가 힘들다고 보고 있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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