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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7 18:55 수정 : 2005.01.07 18:55

“22년 산 한바도 떠나요”

즈엉 베트남대서 내달 귀임
아들은 서기관으로 한국에

한국 근무를 마치고 다음달 귀국하는 즈엉 징 특(60) 주한 베트남대사는 6일 “서울 4년에 평양 11년의 외교관 생활과 7년의 북한 유학 생활을 합하면 22년을 한반도에서 살았다”며 “친절한 사람들과 수려한 자연을 가진 한국”을 떠나야 되는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즈엉 대사는 리빈 중국대사와 페렌레이 우르진훈데브 몽골대사 등과 함께 주한 외교가에서 손꼽히는 한반도 전문가다. 스물두 살이던 1963년 정부 장학생으로 뽑혀 김일성대에서 유학하면서 한반도와 인연을 맺은 그는 기술자가 되고 싶어 1964년 김책공대로 옮겼으나 졸업논문을 쓰던 1970년 정부의 권고로 외교관의 길에 들어섰다. 당시 전쟁을 치르던 베트남 정부는 극소수 인재를 추려 해외에 유학시킨 뒤 필요에 따라 직장을 배정했다고 한다.

즈엉 대사는 오랫동안 한반도를 지켜본 전문가답게 통일 문제에 충고를 잊지 않았다. “동서독의 통일 경험에서 보듯 통일의 시기와 환경이 아주 중요합니다. 남북한의 사회·경제적 여건이나 발전상황 격차를 줄이고, 지정학적 환경을 통일에 유리하도록 조성하면서 통일을 추진해야 부담과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즈엉 대사는 베트남에서 학교와 직장 생활을 하는 자녀들과 떨어져 부인과 함께 한국에서 살았다. 그런데 이제 베트남으로 돌아가려 하니 아들(23)이 주한 베트남대사관 서기관으로 들어온단다. 그는 “아들과 또다시 ‘생이별의 아픔’을 나눠야 한다”면서도 자신의 직업을 이어준 아들이 대견한 듯 미소를 지었다. “며느리도 1998년 경희대에서 한국어 석사 과정을 마친 뒤 지금 외국어대에서 베트남어를 강의하고 있습니다. 이만하면 ‘한반도 전문가 집안’의 자격을 갖추지 않았습니까?”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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