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1.07 17:59
수정 : 2005.01.0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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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준 교육부총리가 7일 저녁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한 뒤 ‘사퇴의 변’이 적힌 종이를 접으며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이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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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사흘 만에…청와대 사의 수용할듯
취임 이후 도덕성 논란을 빚어온 이기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취임 사흘 만에 자진 퇴진했다.
이기준 교육부총리는 7일 오후 정부중앙청사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여러가지 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교육 가족과 가까운 여러 분들에게 죄송하다”며 “장관으로서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장관직을 사임하고자 한다”며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이 부총리는 “저의 문제에 대해 대통령과 국민 여러분에게 너무 부담을 주었다”며 “나의 사임으로 교육정책이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쪽은 이 부총리의 사의를 수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총장 시절 사외이사 부당 겸직과 판공비 과다 사용 등으로 도덕성 논란을 빚어 온 이 부총리는 취임 이후 장남의 부정 특례입학, 국적 포기, 재산 문제 등에 관한 여러 의혹이 불거지면서 거센 퇴진 압력을 받아 왔다.
이 부총리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퇴진 의사가 없다는 태도를 고수했으나, 장남의 부정입학 의혹이 나오면서 돌연 사퇴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 부총리는 1986년 연세대 화학공학과에 외국인 특별전형으로 입학한 장남이 특례 자격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해명 없이 침묵으로 일관했다.
청와대 인사시스템 근본문제..김우식 비서실장, 정찬용 수석 책임론
이 부총리 퇴임으로 그를 천거해 임명한 청와대의 인사 시스템에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번 인사에 관여했던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 이해찬 국무총리,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 등에 대한 인책론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취임 57시간 만에 퇴진...역대장관 중 두번째 단명
이 부총리는 5일 취임 뒤 불과 57시간이 지난 임기 사흘 만에 사퇴함으로써, 역대 가장 단명한 부총리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장관 가운데는 안동수 전 법무부 장관에 이어 두번째 단명한 장관으로 남게 됐다. 안 전 법무부 장관도 사흘 만에 퇴진했으며, 재임 시간은 43시간에 불과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 부총리의 사의를 받아들일 것인지를 8일 이해찬 총리와 협의한 뒤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고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변인은 “이 부총리의 사의가 회견 직후 교육부 차관을 통해 청와대로 전달됐다”며 “노 대통령이 8일 귀국하는 이 총리와 협의해 사의 표명에 대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 총리와 협의를 거쳐 이 부총리의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자에 대한 협의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 백기철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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