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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7 17:32 수정 : 2005.01.07 17:32

왼쪽부터 정병국, 원희룡, 남경필, 의원



한나라 소장파 고민과 대응

한나라당내 소장파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박근혜 대표가 연초부터 ‘제2 창당’을 내걸고 당 체제 개편을 가속화하고 있지만, 소장파들이 요구해온 ‘변화와 개혁’의 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특히 지난해 말 ‘4대 법안’을 둘러싼 여야 대치정국에서 당의 보수강경화 흐름에 제어판 역할을 하지 못했던 것이 이들의 행동반경을 제약하고 있다.

◇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렸다”= 지난해 중반까지만해도 소장파들은 당 안팎에서 주목의 대상이었다. 4·15 총선을 앞두고 최병렬 대표 체제를 무너뜨렸고, 박근혜 대표가 당권을 잡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또 주요 당직에 대거 포진하면서 당 쇄신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원희룡 의원이 최고위원에 선출됐고, 남경필 의원이 원내수석부대표를 맡는 등 소장파들의 축인 ‘수요모임’에서만 8명이 당직의 전면에 나섰다.

그러나 소장파들은 지난해 말 4대 법안 정국이 조성된 뒤,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이 법안에 반대하는 보수파의 강경노선에 끌려다녔다. 소장파 출신의 한 당직자는 “여야 대치가 심화하면서 당직이 노선투쟁에 족쇄로 작용했다”며 “‘적 앞에서 아군의 등에 칼을 꽂을 수 있느냐’는 논리에 굴복한 셈”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 대표가 4대 법안을 앞장서 반대하면서, 지도부와의 괴리감도 커졌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서 열린우리당과 합의한 신문법안을 박 대표가 수용하지 않자, 정병국 의원이 문광위 간사직을 사퇴한 것은 단적인 사례다.

소장파들은 전략적 미숙함도 드러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북한의 국가적 실체를 인정하는 남북관계발전기본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려 했으나, 보안법을 둘러싼 여야 대립과 당내 보수파의 반발로 수포로 돌아갔다.

수요모임의 한 관계자는 “소장파들이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렸다”며 “16대 말 ‘반 최병렬’ 운동을 할 때의 긴장감이 총선 뒤 눈에 띄게 약해졌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그네타기'에 속고
영남보수파 공세에 손 못써
제목소리 내기 '연대'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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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 소장파들은 눈앞에 닥친 당 체제개편과 노선투쟁에서 분명한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공감을 넓혀가고 있다.

이들은 박 대표가 당의 보수 회귀를 주도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우선 당직개편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구상이다. 수도권의 젊은 의원 모임인 ‘돌밥회’의 원희룡·남경필·정병국·권영세·임태희·박진 의원 등은 지난 3일 만나 이런 뜻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당이 환골탈태하고, 진취적으로 나아간다는 인식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며 “당 개혁과 정풍운동이 필요하다는 데 대체로 인식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소장파들은 특히 당 체제 개편이 박 대표의 친정체제 구축으로 결론날 경우, 본격적인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다. 이를 위해 수요모임과 당내 중도계파 모임인 국가발전전략연구회, 국민생각 등의 일부 의원들이 힘을 합쳐 비판세력의 연대를 모색하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재권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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