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초선 고리구실
'대표선수' 낼지 관심
이런 움직임은 재선들이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반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 재선 의원은 “목소리가 크고 숫자도 많은 초선들과 당을 이끄는 중진 및 지도부의 사이에 어중간하게 낀 재선 의원들이 그동안 할 얘기는 많아도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재선 의원들은 당과 원내의 실무당직을 맡는 바람에 당직에서 자유로운 초선들처럼 마음껏 주장을 펼치지 못한 측면이 있다. 이종걸·김영춘 의원은 원내수석부대표로 활약했고, 임종석 의원은 대변인, 정장선 의원은 의장비서실장, 최용규·안영근 의원은 정책조정위원장을 맡았다. 김부겸 의원도 신기남 의장 시절 비서실장으로 일한 바 있다. 당내에선 전당대회 흥행 차원에서도 ‘40대 역할론’에 고개를 끄덕이는 이들이 많다. 대선주자급이 맞붙는 ‘빅매치’가 성사될 가능성이 줄어든 상황에서 그나마 40대의 지도부 입성 여부가 대중적인 관심을 끌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민주당 시절의 경험과 이미 한나라당에서 최고위원 자리를 차지한 원희룡·김영선 의원의 성공 사례도 재선그룹의 도전의지를 복돋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0년 8월30일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정동영 의원은 ‘40대 리더십’을 내세워 7명 가운데 5위를 차지했고, 이를 발판으로 단번에 대선후보 반열에 올라선 바 있다.
재선그룹이 전당대회에서 후보를 단일화해 ‘대표선수’를 출전시킬지, 아니면 각개약진하는 형식으로 도전할 것인지는 앞으로 논의과정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재선의원들의 정서적 동질성이 크고 의사소통도 원활한 편이어서, 후보를 단일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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