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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7 11:55 수정 : 2005.01.07 11:55

"한마디로 울고 싶을 따름입니다". 지난달 26일 남아시아를 강타한 지진.해일 이후 거의 매일 밤을 새다시피 `24시간 근무'를 하고 있는 외교통상부 영사과 직원들은 홈페이지( www.mofa.go.kr )가 다운될 정도로 폭주하는 항의성 메일에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외교부 홈페이지에는 지진.해일 피해지역에서의 정부의 무성의한 대응에 대한비난 글이 심심찮게 올라왔다.

그러나 지난 5일 모 방송사가 시사프로그램이 태국 푸껫섬과 피피섬의 상황을전하며 현지의 정부 대책본부가 한국인 사망자의 시신이 푸껫 외곽병원에 안치돼 있는 것을 확인하지 않아 유족이 수소문끝에 이를 찾는 장면이 보도되면서 그 후 며칠새 `분노성' 메일 수천건이 폭주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정말이지 화가 치밀어 견딜 수 없다" "한국에 태어난 것이 불행" "세금이 아깝다" "정부가 하는 일 포기한 지 오래지만 정말 한심하다"며 정부의 미흡한 대처를 질타하고 있다.

더욱이 7일 러시아주재 한국 대사관이 외교활동을 위해 배정된 예산을 한국인접대 또는 대사관 직원 회식비 등에 사용한 것을 골자로 한 감사원 조사 내용이 알려지면서 `외교부 비난'은 기세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유사한 상황은 작년에도 있었다.

김선일씨 피랍.살해사건에 대한 미숙한 대응을 강하게 질책하고 있는 가운데 외교부 모 간부의 외신여기자 성접촉 시비가 불거져 나오면서 외교부가 사면초가 상태에 몰렸었던 것. "외교부의 서비스 수준이 아직 국민들의 기대치에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일이 재연된다고 생각합니다". 외교부의 한 직원은 일단 그 책임을 내부로 돌렸다.

반기문 장관 이하 전 직원들도 외부의 비난에 대해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다'는 입장이다.


가능하면 언론 매체와도 이와 관련된 언급을 피하려 한다.

특히 김선일씨 피랍.살해사건에서 보여졌듯이 지진.해일로 인한 피해자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인 상황에서 그 어떤 말도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을터이기 때문이다.

그 대신 묵묵히 주어진 일을 하는 게 국민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라는 게 과거 김선일씨 사건의 교훈이라는 게 외교부내 분위기다.

외교부의 다른 직원은 "서운한 게 왜 없겠습니까. 하지만 지금은 그걸 얘기하는게 사태 해결에 별 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말을 하지 않는 거죠"라며 씁쓸히 웃었다.

박형진 thaibest@hotmail.com 이라고 이름을 밝힌 한 태국 교민은 `푸껫 현지에서 정부 대처가 미숙했다'는 지적에 대해 "결과를 보고 잘못을 논하기 보다는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던 현지 사정을 먼저 감안해야 이런 때일수록 감정을 자제하고이성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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