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내는 우리당 당권경쟁

열린우리당 임시 지도부가 출범함에 따라 차기 당권경쟁의 구도가 어렴풋이나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오는 4.2 전당대회 때까지 당의장의 역할을 맡게 된 임채정 의원을 비롯해 김한길 김희선 의원과 이강철씨 등 잠재적 당권 후보들이 출마의사를 접고 임시 집행위원회에 들어가면서다.

경선을 약 3개월 앞둔 7일 현재의 판세를 점검하고, 지역과 계파 등 당권레이스에 영향을 미칠 각종 변수를 통해 차기 구도를 전망해본다.

◇누가 나오나= 지금까지 당권도전 의사를 밝히거나 출마가 확정적인 사람은 장영달 김원웅 김혁규 염동연 의원과 김두관전 행자부 장관이다.

또 신기남 문희상 이미경 한명숙 의원의 출마가 유력시되며, 김부겸 유시민 의원이 주위의 출마 권유를 받고 있어 거취가 주목된다.

현재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이들 출마 예상자 중 8명이 예비선거를 거쳐 본선에 오르고, 5명이 지도부에 입성하게 된다.

이들을 계파별로 보면 △당권파 신기남 △재야파 장영달 △개혁당파 김원웅 유시민 김두관 △친노직계 문희상 한명숙 염동연 김혁규 △중도파 이미경 김부겸 의원으로 분류할 수 있다.

출신 지역과 정당별로는 호남 또는 민주당 출신이 장영달 신기남 문희상 한명숙염동연 의원, 영남 또는 당밖세력 출신이 김원웅 이미경 김부겸 유시민 김혁규 김두관씨다.

◇예상 판세 = 현재 출마 여부가 유동적인 김부겸 유시민 의원을 제외해도 9명의 예상후보 가운데 누가 앞서 있다고 말하기 어려울 만큼 혼전 양상이다.

다만 당안팎에서는 문희상, 한명숙, 김혁규 의원이 선두그룹을 형성해가는 `빅3'라는 데 공감대가 이뤄지고 있다.

문 의원은 친노직계 그룹의 좌장으로서 가진 중량감에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구(舊) 민주당 조직 기반을 갖고 있고, 재야 및 여성 관료 출신인 한 의원은 화합관리형 이미지가 풍기는 안정감이 강점으로 꼽힌다.

영남을 지역기반으로 한 김 의원은 중도보수 성향 당원들의 지지가 예상된다.

이어 당권파와 중도개혁 성향을 상징하는 신기남, 개혁당파와 청년층의 지지세가 두터운 유시민, 호남의 좌장격인 염동연, 재야파의 기수인 장영달, 지난해 전대에서 4위를 차지한 이미경 의원 등의 잠재력이 평가받고 있다.

◇변수 뭔가= 차기 대권후보군에 속해 있는 정동영 통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의 불출마가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차기 전대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빅매치가 성사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바꿔 말하면 당원들이 어떤 전략적선택을 하느냐가 판세를 가르는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얘기다.

지난해의 경우 신기남, 이미경 의원이 각각 2, 4위에 오르고 중도보수 성향의유재건 의원이 최하위로 탈락하는 등 일반적 예상을 뒤엎었다.

특히 차기 전대에선정치 의식 높은 진성 기간당원들이 투표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기존 선거를 좌우했던조직과 지역이 `상수'로 작용할 여지는 크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존 관점에 따라 `빅3'로 분류되고 있는 후보들 가운데 일부에 대해 "5위에도들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상당수 이해관계가 겹치는 후보들간의 내부 교통정리 결과도 판세와 직결돼 있는 변수라는 지적이다.

당내 20% 안팎의 지분을 가진 개혁당파의 경우 출마예상자만3명이고, 캐스팅보트를 쥔 영남에선 김혁규 김두관씨 외에 김부겸 유시민 의원이 출마할 경우 표가 갈라질 공산이 크다.

구 민주당계 또한 문희상 신기남 염동연 의원이 조직표를 나눠가질 것으로 예상되고, 여성후보에 가는 표도 이미지가 엇비슷한 이미경 한명숙 의원으로 분산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특히 선두그룹이라는 문희상 한명숙 의원의 경우 `DJ색채'가 강하다는 점이 부담이 될 것이란 시각이 많다.

여기에 임종석 김영춘 의원 등 386재선그룹이 당권경쟁에 가세하느냐도 무시못할 변수로 꼽힌다.

한 핵심 당직자는 "3강이 형성돼 가고 있는 흐름인 것은 분명하다"며 "그러나이달말 조직표의 향배를 결정할 전국 시.군.구별 지역당원협의회 구성 결과가 나와봐야 종합적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