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20.01.14 18:49
수정 : 2020.01.15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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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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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기자회견] 남북·외교 분야
남북관계 발전시켜 평화 견인 뜻
“최대 협력해야…미국도 이견 없어”
제재 안받는 개별관광 추진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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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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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대화만 쳐다볼 것이 아니라 남북 간에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협력을 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에서 한 새해 기자회견에서 남북, 북-미 관계와 관련한 다섯차례 문답 과정에서 ‘이제는 북-미 대화만 바라보고 있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네차례나 했다. “남북관계는 우리의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가 조금 더 주체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뜻도 밝혔다.
한반도 평화 과정의 ‘남북관계 견인론’이다. 2019년의 ‘북-미 먼저, 남북 나중’ 기조에서 벗어나 2018년 8·15 경축사의 “남북관계 발전은 북-미 관계 진전의 부수적 효과가 아닙니다. 오히려 남북관계의 발전이야말로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하는 동력입니다”라는 ‘남북관계 견인’ 기조로 돌아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지난 7일 신년사에 비해 ‘남북관계 돌파’ 의지를 좀 더 분명하게 밝혔다.
주목할 대목은, 문 대통령이 ‘남북 최대 협력 필요’를 제기하고는 바로 “그에 대해 한국과 미국 사이에는 이견이 없다”고 밝힌 사실이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7~9일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행정부 고위 인사들을 만나 이와 관련해 나름의 ‘공감’을 이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의 남북관계 개선 구상 가운데 “개별관광 같은 것은 국제 제재에 저촉되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모색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발언이 주목할 만하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지난해 후반 개별관광 검토 의중을 내비친 적은 있지만, 문 대통령이 직접 공개적으로 ‘개별관광 추진’ 뜻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관광’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외화벌이와 외자 유치의 주요 수단으로 공을 들여온 ‘관광사업 활성화’를 위한 3대 국책 건설사업(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양덕온천문화휴양지·삼지연군꾸리기)과도 맞닿아 있다. 금강산 관광 살리기의 실마리다. 문 대통령은 ‘개별관광’으로 꽉 막힌 남북관계에 숨통을 틔워, 사실상의 제재 완화 효과로 북-미 협상 재개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셈이다.
문 대통령은 ‘제재 완화’ 필요성도 조심스레, 그러나 강하게 제기했다.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처’에 맞물릴 상응조처로서 제재 완화, 남북관계 개선 밑돌로서 제재 완화가 두 축이다. 예컨대 문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 실질 조치를 취한다면 당연히 미국·국제사회도 상응조치를 취해야 하고 그 속에 대북 제재의 완화도 포함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남북관계 협력에 유엔 제재로부터 예외적인 승인이 필요하다면 그 부분도 노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남북관계는 우리 문제이니 좀 더 주체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 차원에서 앞으로 ‘제재 완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김 위원장 생일 축하 친서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의 11일 담화에서도 긍정적 의미를 찾으려 애썼다. 트럼프 대통령의 김 위원장 생일 축하는 “북한을 여전히 가장 중요한 외교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는 의미”이자 “정상 간 친분을 유지하며 대화를 계속 해나가려는 의지”라는 것이다. 김 고문의 담화는 “북한도 대화의 문은 열어두고 있고 대화를 하고 싶다는 뜻을 보여주는 것”이라 풀이했다. 그래서 “아직은 북-미 대화의 성공 가능성에 더 많은 기대를 걸고 싶다”고 했다. 다만 미국 대선(11월3일) 국면을 상기시키며 “북-미 간에 많은 시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속도’가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메시지는 비핵화 대화는 북-미 문제라고 분명히 하는 것”이며 “남북관계 발전·협력을 위한 남북 대화를 거부하는 메시지는 전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런 해석은 겉으로 드러난 남북, 북-미 관계에 비해 상당히 낙관적이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외교는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은 부분이 훨씬 많다”고 회견 시작과 마무리 답변에서 두차례나 강조했다. 공개되지 않은 물밑 움직임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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