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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2 18:45 수정 : 2005.01.02 18:45

체재단속 · 경제난 타개 목청

해방 · 노동당 창건 60돌 불구 평년 수준

북한이 1일 <노동신문> <조선인민군> <청년전위> 등 3개 신문 공동사설을 통해 올해의 총체적 투쟁 과업으로 “전당, 전군, 전민이 선군의 위력으로 새로운 혁명적 대고조를 일으켜 당창건 60돌과 조국광복 60돌을 자랑찬 승리자의 대축전으로 빛내는 것”을 제시했다.

북한에게도 올해는 해방 60돌, 6·15 공동선언 5돌 이외에 노동당 창건 60돌, 선군정치 10돌 등 역사적으로 의미가 큰 해다. 그러나 북한 전문가들과 정부 관계자들은 북한 신년사격인 공동사설이 평년 수준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선군정치와 민족공조, 경제 실리 등은 그동안 강조해왔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다.

공동사설은 2004년을 ‘정치사상, 반제군사, 경제과학의 3대 전선에서 강성대국 건설에서 승리의 돌파구를 마련한 보람찬 투쟁의 해’로 평가하고, 올해를 ‘조선혁명과 강성대국 건설위업 수행에서 위대한 전변이 이룩되게 될 보람찬 해’로 규정했다.

분야별로는 정치·군사 분야에서 △전당·전군·전민의 일심단결과 선군혁명총진군 △선군혁명노선을 통해 군사적 위력을 강화할 것을 강조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경제건설과 인민 생활 향상에서 결정적 전환”를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하며 올해 사회주의 건설의 주공전선은 농업전선이라고 규정했다. 그리고 농사를 잘 짓기 위해 두벌 농사, 감자·콩농사 관련 정부 방침 관철, 다수확 품종의 대대적 재배, 비료·농약의 원만한 보장, 신진영농방법 도입, 기계화 비중 제고 등을 세세하게 제시했다. 북한이 선진농업과 기계화를 강조하고 있어 새해에는 남북 농업협력에 대한 기대도 나오고 있다.


대남 분야에서는 “올해는 6·15 공동선언 기치 아래 통일위업 수행에서 새로운 전진을 이룩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민족자주공조’ ‘반전평화공조’ ‘통일애국공조’의 3대 공조를 밝혔다. 이 3대 공조 방침은 북한이 당 창건·광복 60돌 행사 등을 계기로 민간급 행사를 적극 추진하고 남북·해외 동포들의 연대와 연합을 추진하면서 기본 지침으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외 관계에서는 미국에 대해 북한을 군사적으로 압살하려는 시도를 버려야 하며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바꾸어야 한다는 원론만을 제시했다. 이는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연두교서, 미 국무부 대북협상라인의 재구성 등 미국의 대북정책 방향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일단 부시 행정부 2기 대북 정책이 구체화되기를 기다리자는 태도이지만 북핵문제 해결 전망이 밝지 않아 큰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에도 북한의 공동사설은 대체로 주로 대내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춘 원론적인 정세인식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이를 바탕으로 올 정세 전망을 하는 것은 다소 무리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 북한은 ‘선군혁명총진군’을 올해의 구호로 제시하고 체제 결속과 경제난 타개에 주력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공동사설이 ‘반동적인 사상 독소’ ‘썩어빠진 부로조아 생활양식’ 등을 들어 정치사상교양 강화를 강조하는 것은 내부 체제 이완에 대한 걱정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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