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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10 22:34 수정 : 2019.12.11 11:40

예산안 통과 이모저모
문 의장, 개의 직후 ‘4+1 안’ 상정
심재철 등 30여명 의장실 항의방문
방호과 직원들에 막혀 몸싸움
“날치기” 주장 한국당 의원 일부
“지역구 예산 통과” 보도자료 내 빈축

10일 저녁 8시38분,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개의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우르르 본회의장에 들어왔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곧바로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에서 합의된 내년도 예산안을 상정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자리에 앉지도 않은 채 “날치기” “반칙”이라고 일제히 소리치기 시작하면서 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10일 밤 국회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문희상 국회의장이 내년도 예산안을 상정하자 항의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김재원 정책위의장 등 한국당 원내지도부가 의장석 바로 앞까지 다가가 거칠게 항의하자, 윤호중 민주당 의원 등은 “이러면 토론이 불가능하다”며 만류했다. 시간이 갈수록 한국당의 항의는 거칠어졌다. “문희상 의장은 사퇴하라” “절차 준수”라고 소리쳤고, 일부는 “아들 공천 대가”라는 구호를 반복했다. 문 의장 지역구에 아들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을 비꼰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토론 종결”이란 구호로 맞섰다.

애초 조경태 한국당 의원과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이 자유토론을 신청했지만, 한국당 의원들의 거센 항의에 묻혀 입도 떼지 못했다. 결국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당의 반발 속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정부 쪽 의견을 설명해야 했다. 방청석에서는 홍 부총리의 발언이 한국당 의원들의 구호와 야유에 묻혀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한국당 의원들의 항의에도 내년도 예산안은 본회의 상정 30분 만에 통과됐다. 예산안과 예산 부수법안 일부를 처리한 뒤 문희상 의장은 정회를 선포했지만, 한국당 의원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의장석 주변에 모여 ‘4+1은 세금도둑’ ‘날치기’라는 글씨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항의를 이어나갔다.

본회의 정회 뒤 심재철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의원 30여명은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국회 방호과 직원들에게 막혀 문 의장 면담에 실패하자 문 앞에서 몸싸움을 벌이며 “의장님을 못 만나는 국회의원이 어디 있느냐”, “이런 분이 국회 수장으로 있는 것은 치욕”이라고 거칠게 항의했다. 심 원내대표는 “예산안 관련 제안 설명도 없고 수정안 설명도 없었다. 안건 순서에는 예산 부수법안을 먼저 처리하고 예산안을 처리하게 돼 있었는데, (의장이) 순서를 바꿔서 예산안 먼저 하고 날치기했다. 예산안을 뒷받침할 법적 근거인 부수법안 처리를 하지 않은 완전 절름발이 날치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예산안 처리를 ‘날치기’라고 비난하는 와중에 한국당 의원 일부는 지역구 예산 유치를 홍보하는 보도자료를 내 빈축을 샀다. 장석춘 의원(경북 구미시을)은 예산안 본회의 통과 직후 보도자료를 내어 “국회 본회의에서 로봇직업교육센터 설립을 위한 내년도 신규 사업 예산 15억5천만원이 통과되면서 구미에 센터 유치가 확정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으로 사업예산 통과에 큰 기여를 했다”고 자화자찬했다. 실제 겉으로는 ‘날치기’라고 반발하면서도 뒤로는 지역구의 민원성 예산을 상당 부분 끼워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본회의에 앞서 ‘4+1 합의안이 한국당 의원 요구도 상당 부분 반영된 게 맞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국회 주변에선 본회의를 통과된 예산안이 ‘4+1 합의안’이 아닌 ‘4+1+알파 합의안’ 예산안이라는 우스개 얘기가 돌기도 했다.

서영지 이지혜 김미나 기자 yj@hani.co.kr

[관련 영상] 한겨레 라이브_ 성한용의 일침(1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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