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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05 14:34 수정 : 2019.12.05 18:24

검찰이 청와대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4일 오후 청와대로 차량이 출입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검찰이 청와대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4일 오후 청와대로 차량이 출입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와 관련된 최초 제보를 받았다고 청와대가 밝힌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이 현재 국무총리실 소속 문아무개 사무관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이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사무관은 김경수 경남지사와 고교 동문으로 문재인 정권 초반부터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파견근무를 하다 ‘골프 접대’를 받은 게 문제가 돼 지난해 7월 국무총리실로 원대 복귀했다.

5일 <한겨레>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문 사무관은 총리실 민정민원비서관실 소속으로 지난 2017년 7월부터 1년간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파견돼 근무했다. 문 사무관의 업무는 친인척이나 고위공직자 등을 감찰하는 감찰팀이 아니라 민정비서관실 내근직이었다. 외부에서 활동하며 비위를 수집하고 검증하는 ‘아이오(IO·정보관)’와 달리 정책보고 등의 업무를 주로 맡았다고 한다. 한 전직 특감반원은 “우리처럼 뛰어다니면서 감찰정보를 취급하는 업무는 아니었고, 정책보고 등 주로 위에서 내려오는 일을 많이 맡는다”고 밝혔다.

이 탓에 문 사무관이 어떤 연유로 김 전 시장의 첩보를 제보받고, 직접 보고서까지 윗선에 올렸는지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지인에게서 받은 첩보를 단순히 절차에 따라 보고서 형식으로 만들어 처리했을 수도 있지만, 그가 내근직이었기 때문에 백원우 당시 민정비서관 등의 지시를 받고 과거 자신이 들었던 관련 첩보 내용을 다시 물어 보고서 형식으로 정리했을 가능성도 있다. 문 사무관은 이날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았는데, 검찰은 문 사무관을 상대로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은 당시 선출직 공무원이기 때문에 ‘대통령실과 그 소속기관 직제’에서 정한 특별감찰반 업무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가 지시를 받고 첩보를 수집했다면 불법이다.

문 사무관은 6급 검찰 수사관 출신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수사관 시절에는 주로 부산지검에서 오래 근무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파견됐고, 이후 ‘직렬변경 시험’을 통해 검찰 수사관에서 행정직으로 바꿔 청와대에 적을 뒀다. 그 뒤 박근혜 정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도 근무했지만, 이른바 ‘정윤회 문건 사건이’ 터지면서 2014년 7월 국무총리실로 적을 옮겼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얼마 뒤인 2017년 6월 다시 청와대 민정비서관실로 파견 오면서 문 사무관의 ‘배경’이 당시 민정비서관실 내부에서도 관심이었다고 한다. 김경수 지사와 고교 동문이라는 사실도 이미 내부에서는 잘 알려진 사실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현 정부에서 파견은 ‘골프 접대’ 사건으로 오래가지 못했다고 한다. 문 사무관은 한 사업가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은 정황이 드러나 지난해 7월 총리실로 원대 복귀됐다. 하지만 문 사무관이 부적절한 접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아무런 징계가 없었던 것을 두고 내부에서는 뒷말이 나왔다고 한다. 민정수석실 소속 특별감찰반원들의 골프 접대 의혹을 두고는 특별감찰반원이 전체 교체되는 등 후폭풍이 심각했던 점과도 비교가 됐다. 이에 대해 총리실 관계자는 “골프접대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안다. 파견기간이 끝나서 총리실로 원대 복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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