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04 23:09
수정 : 2019.12.0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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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박정천 총참모장을 비롯한 군 수뇌부 등과 함께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들을 돌아봤다고 4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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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필요시 북한에 군사력 사용” 발언에
“우리 최고 사령관도 불쾌하게 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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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박정천 총참모장을 비롯한 군 수뇌부 등과 함께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들을 돌아봤다고 4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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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서열 2위이자 한국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박정천 총참모장은 4일 ‘필요시 (북한에)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무력에는 무력으로 맞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박 총참모장은 이날 밤 내놓은 담화에서 “만약 미국이 우리를 상대로 그 어떤 무력을 사용한다면 우리 역시 임의의 수준에서 신속한 상응행동을 가할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밝힌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이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북한을 상대로 “그것(군사력)을 사용할 필요가 없길 바란다”면서도 “그럴 필요가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한 대응 성격이다.
박 총참모장은 “나는 미국 대통령이 3일 영국에서 진행된 나토수뇌자회의(정상회의) 기간 우리에 대한 재미없는 발언을 하였다는 데 대해 전해 들었다”며 ”우리 무력의 최고사령관도 이 소식을 매우 불쾌하게 접했다”고 말했다. 북한군의 최고사령관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다.
그는 특히 “이처럼 위험한 군사적 대치상황 속에서 그나마 조미 사이의 물리적 격돌을 저지시키는 유일한 담보로 되고 있는 것이 조미(북미) 수뇌(최고지도자)들 사이의 친분관계라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이번에 미국 대통령이 우리 국가를 염두에 두고 전제부를 달기는 했지만, 무력사용도 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한 데 대하여 매우 실망하게 된다”고 말했다. 북-미 협상을 지탱해온 김정은-트럼프 두 지도자간의 톱다운 외교와 친분 관계도 손상될 수 있다는 경고를 담고 있다.
박 총참모장은 “지금 이 시각도 조미(북미)관계는 정전상태에 있으며 그 어떤 우발적인 사건에 의해서도 순간에 전면적인 무력충돌에로 넘어가게 되어있다“며 “최근 미국군대는 우리 국가를 겨냥한 심상치 않은 군사적 움직임들을 보이고 있으며 우리는 이러한 군사적 행동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안전에 주는 영향들에 대하여 분석하고 대처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총참모장은 “미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대상으로 하는 군사적 행동을 감행하는 경우 우리가 어떤 행동으로 대답할지에 대해서는 누구나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무력을 사용하는 일은 미국에 있어서 매우 끔찍한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총참모장은 이날 보도된 김 위원장의 백두산 군마 등정에도 수행했다. 김 위원장이 백두산에 군 수뇌부를 대거 데리고 간 것은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연말 시한’이 지난 뒤 군사적 방안을 더한 ‘새로운 길’로 나아가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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