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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28 19:20 수정 : 2019.11.29 02:30

청와대 앞에서 8일째 단식하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7일 밤 응급실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정미경·신보라 청와대앞 텐트에 입원
황 대표도 ‘치료뒤 단식’ 고집
당내 물밑협상론 힘 못받아

청와대 앞에서 8일째 단식하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7일 밤 응급실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단식 8일 만에 병원으로 이송되면서 ‘단식 정국’이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당 최고위원 2명이 동조 단식을 시작하면서 당분간 정국 경색이 이어질 전망이다. 쟁점 법안 처리를 둘러싼 ‘물밑 협상론’은 당내에서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황 대표의 단식 종료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출구 전략’이 없다는 점도 한국당의 ‘강경 대응’ 이유로 꼽히고 있다.

정미경·신보라 최고위원은 28일 새벽 1시부터 황 대표가 단식하던 청와대 앞 몽골식 텐트에서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내가 황교안이다’,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생각에서 이곳에서 단식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신 최고위원 역시 “여전히 우리 투쟁은 끝나지 않았고 누군가는 이곳을 지켜 목숨을 건 투쟁의 뜻을 관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도 치료를 마친 뒤 단식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고, 한국당 일부 의원들도 동조 단식 참여를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황 대표 단식 중단 이후 대책 등을 논의했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의총 뒤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황 대표의 단식을 끌고 온 주요 인사들이 강경파여서 나 같은 협상론자들은 입을 열기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한국당을 제외한 ‘4+1 협의체’도 합의안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일단 협상론을 전면에 꺼내지 않고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우세하다고 한다. 실제 의총에서도 ‘당대표가 입원해 있는 상황에서 협상 운운하는 건 명분이 없고, 절대 안 된다’는 주장이 다수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 안팎에서는 황 대표가 단식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들어 결과적으로 당내 비판과 이견을 제압하고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에 당력을 집중시키는 효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 당내 들끓던 위기감을 외부로 돌려내는 데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김세연 의원의 불출마 선언과 당 해체 주장 이후 보수통합과 인적쇄신을 놓고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던 계파 갈등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기 때문이다.

다만 당내 결속 효과에도 불구하고 강경 일변도의 태도가 여론에 어떻게 비칠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협상 자체를 거부하는 모습이 ‘밥그릇 지키기’나 ‘발목 잡기’로 비칠 수 있다는 걱정이다. 영남지역의 한 의원은 “공수처법보다는 선거법을 지켜야 되지 않느냐고 의총에서 조심스레 협상을 이야기하는 의원들도 나오고 있다. 릴레이 단식 같은 것으로 조롱받지 말고, 투쟁은 투쟁대로 하면서 협상의 끈도 놓지 말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또다른 의원은 “황 대표로선 결국 마지막엔 국민적인 지지에 기대는 수밖에 없다”며 “황 대표가 취임 직후, 또 삭발 투쟁으로 보수층 지지율을 끌어올리며 당을 끌어간 것처럼, 관건은 여론의 향배일 것”이라고 말했다.

장나래 정유경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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