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1.18 11:08
수정 : 2019.11.1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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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 의원이 17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정론관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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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 목소리 낼 소장개혁파 있어야 정당 건강”
일부 ‘내부 총질’ 비판엔 “조건반사”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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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 의원이 17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정론관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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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소장 개혁파가 없다’, ‘계파간 ‘학살’로 인해 건강한 균형이 깨졌다’, ‘쓴 소리를 ‘내부 총질’로 치부한다’…. 한국당에 ‘회생 불가 진단’을 내리게 된 김세연 의원의 판단의 근거다. 김 의원은 지난 17일 “좀비 한국당”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 “이 당으로는 대선 승리는커녕 총선 승리도 이뤄낼 수 없다”며 강력한 당 쇄신을 요구했다.
‘김세연발’ 후폭풍이 몰려오고 있다. 당을 대폭 쇄신해야 한다는 데엔 공감대가 높지만, 김 의원의 ‘충격 요법’에 거부감을 나타내는 의원들도 존재한다. 김 의원이 영남권 중진이지만 이른바 ‘비박(근혜)계’라는 점에서 계파별 온도차도 있다. 18일 김 의원은 이렇듯 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계파’로 공격하는 태도가 한국당의 쇠락을 자초했다고 ‘작심 비판’을 내놨다.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그는 가장 ‘건강한 상태의 정당’의 모습으로 살아 있는 비판을 낼 수 있는 ‘소장개혁파’가 존재한다는 점을 꼽았다. “제가 봤던 가장 건강한 상태의 정당은 정부 출범 초기에 이명박 정부 초기에 아주 대통령 청와대 권력이 막강했을 때도 거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정말 국민들이 보고 계시는 시선 100% 그대로를 용기 있게 쏟아낼 수 있었던 그런 강력한 소장 개혁파의 존재였다”는 것이다. 그는 “20대 국회에 들어와 그 목소리가 아예 들리지 않게 되었다”며, “여당일 땐 정부에 대해, 야당이 된 후에는 지도부에 대해 견제와 균형이 작동해야 건강한 조직”이라고 말했다. “살아 있는 유기체라면 환경 변화에 대해 살아남기 위해 변화가 있어야 하지만, 환경 적응 능력 자체를 상당 부분 상실한 상태”라는 것이 그가 내린 ‘회생 불능’의 근거다.
특히 오랜 기간 계속되어 온 ‘계파 갈등’과 그로 인한 ‘계파 학살’이 지금과 같이 비판을 허용하지 못하는 획일적인 당이 되어버린 원인으로 꼽았다. “당을 구성하는 사람들의 인적 구성이 같은 집단 안의 다른 견해로 받아들이지 않고 한쪽을 다른 한쪽이 공격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제거해야 된다. 이런 식을 가지기 시작하면 내부에 건강한 균형이나 다양성이 깨진다”는 것이다. 그는 “18대·19대 때 당내 계파 간 한 번씩 언론에서 말하는 ‘상호 학살’이 있었고, 20대 국회에서 또 한 번 반복되면서 다양성이 현저하게 약해져버린 결과”라고 덧붙였다.
다만 황교안·나경원 지도부 사퇴론으로 읽는 해석에 대해선 “일방적인 비판을 하고자 하는 목적이 아니었다. 당이 이렇게 된 데는 모든 사람이 책임이 있고 저도 자유롭지 않다”고 경계했다. “다만 제가 말씀드렸던 문제 인식과 상황 진단을 놓고 볼 때 두 분이 큰 당 차원의 결단이 있을 때 앞장서 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이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내부 총질’을 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존재하는 데 대해선 “현재 모습 그대로 무엇을 해 보겠다고 버티다가 정말로 총선 다시 패배하고 대선까지 또 패배하면, 당에 몸 담은 입장에서 이대로 계속 가면 나라가 위태로워진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며 “절박하고 간절한 심정으로 했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어떤 형태의 지엽적인 비판을 하더라도 ‘내부 총질’이란 말을 조건반사적으로 계속해 왔다”는 말도 덧붙였다. 일각에서 나오는 차기 부산시장 출마설엔 “흠집내기” “원했다면 진작 출마했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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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초재선 의원 ‘통합과 전진’ 모임에 참석한 한국당 의원들이 당 쇄신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강석진 의원(오른쪽두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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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의 쇄신 요구는 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에도 한국당이 보수층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지 못하는 것을 놓고 당 내 위기감이 감도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비박계 중진인 주호영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당 지지율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이나 민주당 못지않게 자유한국당에 대해서도 전혀 정을 주지 않고 있고 이 상황이 오래 계속되니까 이제는 버린 것이 아니냐, 그렇다면 이름만 바꿔서 되는 것이 아니고 환골탈태 이상의 수준으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점을 짚었다. “많은 국민들이 소위 ‘유랑 보수’”라고도 덧붙였다. 마찬가지로 비박계 수도권 3선인 김용태 의원도 “김세연 의원이 자유한국당에 던지는 화두는 존재의 이유를 묻는 것”이라며 “한국당이 제대로 응답하지 못한다면 국민들의 더 거센 비판과 함께 존재 이유를 국민들이 엄중히 추궁하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화답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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