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1.17 18:36
수정 : 2019.11.18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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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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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공식적으로 완전히 해체하자” 주장
일각선 “현실성이 없다”며 반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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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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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다.”
3선의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부산 금정)이 17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내놓은 충격적인 결론이다. 평소 온화하고 진중하다는 평가를 받던 김 의원의 뼈아픈 진단과 강도 높은 주문에 자유한국당은 충격에 빠졌고, 여의도 정치권 전체가 술렁였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가 버티고 있을수록 이 나라는 더 위태롭게 된다”며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 함께 물러나고, 당은 공식적으로 완전하게 해체하자”고 작심한 듯 말했다. 자신과 당 지도부를 포함해 의원 108명 전원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공격적인 선언이었다.
당 상황에 대한 그의 진단도 적나라했다. 그는 “엊그제는 정당지지율 격차가 다시 두배로 벌어졌다. 한마디로 버림받은 것”이라며 “비호감 정도가 변함없이 역대급 1위이고, 감수성이 없고, 공감능력이 없으니 소통능력도 없다. 사람들이 우리를 조롱하는 걸 모르거나 의아하게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세상 바뀐 걸 모르고,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그 섭리를 거스르며 이대로 버티면 종국에는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일갈했다.
김 의원은 또 최근 당내 초선·재선 의원들이 주장한 ‘중진 용퇴론’ ‘험지 출마론’ 등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물러나라’고 서로 손가락질은 하는데 막상 그 손가락이 자기를 향하지는 않는다”며 “남에게 용퇴하라, 험지에 나가라고 한다. 모두 내 탓이다. 책임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지금의 문제를 깨끗하게 정리하고, 다음 세대에 바통을 넘겨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아버지인 고 김진재 전 의원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부산 금정에서 18·19·20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됐다. 만 47살로 당내 중도 개혁 성향 소장파로 분류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과 당내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원장 등을 맡으며 당내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김 의원의 내려놓기가 한국당 쇄신론, 나아가 여의도 쇄신론으로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지지부진했던 당 쇄신 논의에 활력을 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지만 일각에선 “현실성이 없다”는 반박도 쏟아졌다. 수도권의 한 3선 의원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한국당의 역사적 위치가 어디냐는 근본적 질문에 답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창조적 파괴를 통해 답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동조했다. 한 재선 의원도 “한국당뿐 아니고 보수 전체가 어떻게 혁신을 해야 하고 그러한 메시지에 대해서 어떻게 관철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반면 김 의원의 주장에 선을 긋는 반응도 많았다. 황교안 당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이) 얘기한 부분은 잘 검토해 당 발전에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만 내놨다. 영남권의 한 중진 의원도 “해체 수준의 보수 통합은 탁월한 리더들이 있을 때 가능하다. 지금 보수를 헤쳐놓으면 모으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영남권 출신 의원은 “좀 과한 부분이 있다. 너무 극단으로 가 있고 비현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오히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한 의원이 “김 의원의 불출마가 민주당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3선의 김 의원이 그만뒀는데 민주당 다선 의원들은 뭐하느냐는 압박이 강하게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미나 장나래 기자
mina@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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