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27 19:16
수정 : 2019.10.28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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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참석한 의원들이 이인영 원내대표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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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오늘 기획단 출범
홍보·정책·전략·기획 등 밑그림
당내에서 조국 사태 관련
“반성·책임 안보인다” 비판하지만
조직적 목소리 없고 지도부도 무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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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참석한 의원들이 이인영 원내대표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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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이번주 총선기획단의 깃발을 올리며 본격적인 총선 체제에 들어간다. 하지만 집권 여당으로서 ‘조국 사태’에 대한 당 차원의 책임 있는 반성이나 성찰 없이 총선 준비로 직행하는 것을 두고 당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초선들의 불출마 선언으로 당 안팎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 총선기획단 이번주 출범
민주당은 이르면 28일 총선기획단 출범을 시작으로 공식적인 총선 채비를 시작할 예정이다. 총선기획단장은 관례대로 당 사무총장인 윤호중 의원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애초 민주당은 지난 9월 총선기획단을 띄우려고 했으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국면이 이어지면서 출범을 연기했다. 총선기획단은 총선을 위한 선거 홍보·정책·전략·기획 등을 맡을 기구를 꾸리는 등 총선 밑그림을 그리는 일을 한다.
총선기획단이 출범한 뒤 올해 말까지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전략공천관리위원회가 차례로 꾸려진다. 내년 1월 초에는 공천관리위원회와 재심위원회를 만들고 1월 중순께 선거관리위원회를 꾸릴 예정이다. 2~3월에는 비례대표공천관리위원회와 국민공천심사단을 구성해 공천 과정에 직접 민심을 반영하는 과정을 밟게 된다.
■ 이대로 총선 직행?
당 안팎 비판 커 총선을 앞둔 민주당은 대외적으로 ‘인위적 물갈이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의원 평가 요소 등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주관적 판단이 개입할 여지가 많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현역 의원 물갈이 수준’을 쇄신 기준으로 삼아 총선에서 승부를 보려는 움직임이 강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내년 총선을 제대로 치르려면 ‘조국 사태’에 대한 사과와 책임지는 자세가 필수라는 목소리도 크다. 불출마를 선언한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26일치 <한겨레> 인터뷰에서 “당 지도부가 너무 안이하고 한가하다”며 “조국 정국 이후 지금 ‘뭔 일이 있었어?’라는 식으로,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가고 있지 않나. 당이 이렇게 무기력하고 활력이 없는 책임의 상당 부분이 당대표에게 있다”고 이해찬 대표를 직접 겨냥했다. 지난 25일 의원총회에서 조응천 의원은 “왜 조국에 이렇게 집착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공수처 설치법은 패스트트랙 절차에 따라 처리하면 된다. 공수처를 우선순위로 두지 말고 민생과 외교·안보에 집중하자”고 지도부의 대응을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내 이런 목소리는 조직화되지도 않고, 지도부 역시 이에 반응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한 재선 의원은 “쇄신을 주장하려면 대안 세력을 중심으로 세가 모여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당내 친문 그룹이 절대다수라서 쇄신 목소리를 조직할 세력 자체가 없다. 이해찬 대표가 틀어쥐고 있는 당 지도부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 당 지지율이 뒤집히지 않는 한 책임론이 거세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초선 의원은 “상황이 엄중하다고 인식하는 이들도 ‘대안이 없다’며 머뭇거리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그는 여권의 또 다른 축인 청와대를 향해서도 “(대통령이) 최소한 청와대 비서진 개편이라도 한 뒤 ‘한 번만 더 믿어달라’고 해야 할 텐데 그런 기류가 전혀 없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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