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재선거 패배로 지도부가 총사퇴한 민주노동당의 임시 대표를 맡은 권영길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의 새 방향을 밝히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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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속으로…승리 구원투수 될 것”
“선발투수를 넘어서는, 승리하는 구원투수가 되겠다.” 민주노동당 초대 대표를 지낸 권영길 의원이 10·26 국회의원 재선거 패배로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할 ‘소방수’로 돌아왔다. 2000년 1월 창당부터 지난해 4월까지 4년여 동안 대표직을 수행한 뒤, 1년반 만의 복귀다. 지난 5일 중앙위원회에서 임시 대표로 추인된 그는 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들께 행복을 만들어주는 정당이 되도록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권 대표를 비롯해 10명으로 이뤄진 비상대책위원회는 내년 1월 말로 예정된 당 지도부 선거 때까지 당을 이끌게 된다. 그는 당이 나아갈 큰 방향으로 △생활 안정 △고용 안정 △평화 만들기 등 세 가지를 꼽았다. 권 대표는 “지난해 4·15 총선 이후 민주노동당은 실체적으로 서민들에게 다가갈 정책을 전달하는 방법과 경로에서 문제가 있었다”며 “전국 순회를 통해 협력업체 노동자들, 영세 서민들을 만나 그들의 살림살이가 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듣겠다”고 거듭 ‘서민 속으로’를 강조했다. 1년반만에 당직 복귀
“비정규직 법안 저지 노동계 정풍운동 힘쓸 것” 권 대표는 최근 도덕성 위기에 놓인 노동계에도 “주문할 것은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10·26 재선거 패배의 주원인으로 지적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간 갈등 문제를 두고, “하청업체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예전처럼 열정적인 지지를 표시한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완전히 민주노동당에서 등을 돌렸다고는 보지 않는다”며 “비정규직을 위해 힘써달라는 주문을 받아안으면 그들을 적극적인 지지층으로 바꾸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하려고 하는 비정규직 법안에 대해선 “일단 (처리를) 저지하고, 노동계의 요구를 담아 실질적으로 차별을 없앨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초대 위원장 출신으로, 현재 민주노총 지도위원인 그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간부들의 부도덕한 행위로 (노동계가)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다”며 “두 조직이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정풍운동을 일으키는 데에도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또 쌀협상 비준 동의안에 대해 “오는 16일 강행처리하려는 정부·여당의 방침을 단호히 거부한다”며 “정부와 국회, 농민 등 3자가 대화를 통해 원만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감세 주장 또한 “재벌급들에게만 혜택을 주자는 것”이라며 강력한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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