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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26 16:35 수정 : 2005.10.27 19:32

김충환 한나라당 의원.

김충환 한나라당 의원이 바빠졌다.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http://member.assembly.go.kr/~kimcw)에 올라온 누리꾼들의 댓글에 대해 일일이 해명을 해주기 때문이다. 13일 밤 <문화방송> ‘100분 토론’에 출연한 뒤부터다. 지난 14일부터 26일까지 홈페이지 게시판에 김 의원이 직접 올린 댓글만 40여건을 넘어섰다. 토론회서 한 ‘말’ 때문이다.

당시 김 의원은 100분토론 ‘강정구 사법처리 논란’ 패널로 출연해 “강정구 교수는 칼럼과 발언으로 제3의 피해를 줄 수 있는 현행범”이라며 “강 교수가 ‘6·25전쟁은 통일전쟁이고 좋은 전쟁이다’, ‘왕건이 삼국통일을 한 것처럼 김일성도 통일전쟁을 했다’, ‘한국의 주적은 미국이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강 교수의 발언을) 정리를 한 것인데 오류가 있으면 책임을 질 것”이라며 “‘김일성 왕건 같은 역할했다’, ‘한국의 주류는 자발적 노예주의에 감염된 박테리아와 같은 존재’라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발언에 대해 반대쪽 패널들과 손석희 아나운서는 근거를 제시하라고 했으나, 김 의원은 끝내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토론회가 끝난 뒤, 김 의원은 자신의 인터넷홈페이지를 통해 “나는 없는 글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니고 강교수님의 논문 칼럼을 읽고 그 내용을 파악해서 말씀드린 것”이라며 “논문을 읽고 읽은 사람이 이렇게 해석했다 그것이 무슨 명예훼손입니까? 아니면 아니라고 하면 그만이고 또 잘 못 해석했으면 아 그렇습니까? 하면 그만이지 없는 이야기를 한 것도 아닌데 그렇게 노발대발하는 것 자체가 참 이상합니다”고 변명했다.

자신의 ‘해석’을 강 교수가 쓴 ‘원문’으로 ‘왜곡’한 것이다. ‘없는 얘기’를 자신의 해석을 덧붙여 ‘있는 얘기’로 둔갑시킨 것에 대해 김 의원은 톡톡히 대가를 치르고 있는 중이다.

김 의원의 튀는 누리꾼 화법
“딴날당 수준이란 게 딱 너 같다”에 김 의원“어떻게 알았냐? 내가 딴나라당인걸?”

100분토론에서 시작한 논란은 인터넷으로 그대로 옮겨갔다. 김 의원의 홈페이지에는 “방송에서 말한 근거를 대라”고 따지는 누리꾼들의 댓글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김의원은 누리꾼의 댓글에 일일이 근거와 해명글을 남겼다. 답글도 튀는 화법을 썼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한 누리꾼이 “너희 딴날당 국해우원들 수준이란 게 딱 너 같다”라는 댓글에 김 의원은 “어떻게 알았냐? 내가 딴나라당인걸?”이라고 댓글을 남겼다.

또, “쫌 쪽팔리죠”라는 댓글에는 “쪽이 팔리다니요. 충분한 근거가 돕니다”라고 했고, “다음 선거 당선될 것이라고 자만하지 마세요”라는 글에는 “다음 선거 그런 말씀은 저에게 하지 마세요. 표나 잘 찍으세요”라고 남겼다.


‘세비를 반납할 생각 없소’라는 질문에는“저에게 왜 세비를 반납하고 했는지 설득력 있게 말씀해 주시면 기꺼이 반납하겠다”고 말했다. 누리꾼이 ‘토론이 무엇인지 공부 먼저 하십시오’라고 따지자, “공부는요 많이는 못했지만 할 만큼은 했어요. 대학 나오고 박사학위 받았으니까요. 토론도요 할 만큼은 했는데 선생님 기대에는 못 미쳤네요”라고 대꾸했다. 다른 누리꾼이 ‘의원직 위험한 거 아니냐’고 하자 “의원직까지야 위험하겠어요?”라고 짧게 답글을 남겼다. 김 의원은 이런 댓글은 행정가 출신 국회의원으로 답변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누리꾼 답다. 보좌관이 댓글을 남기는게 아닐까라는 의심이 들 정도다. 김 의원실 쪽은 “홈페이지에 글은 의원님이 직접 쓴다”고 귀뜸했다.

김충환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댓글을 남긴 누리꾼들의 글에 일일이 답글을 남겼다.

“감정적 대응” VS “예절없는 글에 메시지를 전해주려고”

일부 누리꾼은 김 의원의 튀는 발언에 대해 “감정적인 대응”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대한민국국민’이라는 누리꾼은 “김의원의 답글을 보면 다분히 감정적”이라며 “물론 이성적이지 못한 비방이나 욕설에는 김의원도 기분히 불쾌하겠지만 김의원의 태도가 그렇게 좋지는 못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너무 예절이 없는 글에는 그 사람에게가 아니라 그 글에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메시지를 전해 주고 싶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의원의 이런 튀는 말과 글은 ‘재치’로 받아들일 수 있다. 누리꾼은 댓글에 직접 답변을 남기는 김 의원의 모습에 대해 칭찬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100분토론과 같은 공개적 자리에서 ‘해석’을 ‘원문’인 것처럼 ‘왜곡’해 공세를 펼치는 것이 홈페이지에서의 ‘재치’있는 답변으로 상쇄되기는 힘들어 보인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이승경 기자 yami@hani.co.kr

기사가 실리자 하루 뒤인 27일 김충환 의원실은 기사에 대해 일부분이 사실과 다르다며 해명을 보내왔다. 게시판에 김충환 의원이 답글을 달기는 하나, 글쓴이가 `김충환'으로 된 게시글 중 일부는 김 의원의 글이 맞지만, 일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김의원실쪽의 해명을 첨부한다.

안녕하세요.김충환 의원실입니다.

<‘친절한 충환씨’ 게시판에 튀는 방식으로 답글> 기사 중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 알려드립니다.

일부 게시판 답변 중 김충환 의원을 사칭해 답변글을 올린 몰지각한 경우가 있었습니다.저희 직원들이 수시로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지만, 작성된지 어느 정도 시일이 지난 글에 답변을 남기는 경우 발견하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기사를 작성한 이승경 기자님이 “김충환 의원님께서, 직접 게시판에 답변을 남기십니까?” 라고 물으셔서 저희 여직원이 그렇다고 답변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작성자가 “김충환”을 사칭한 악의적인 답변글까지 김충환 의원이 직접 답변한 것으로 이해하고 기사가 작성되었습니다.

“어떻게 알았냐? 내가 딴나라당인걸?” 등의 일부 답변은 김충환의원님이 직접 하신 답변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라도 해당 글을 읽어보는 순간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네티즌 여러분의 많은 이해 있으시기 바랍니다. 2005.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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