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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24 19:42 수정 : 2005.10.24 22:35

24일 열린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안택수 한나라당 의원이 이해찬 총리의 답변에 묘한 표정으로 웃고 있다. 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안택수 의원 “강교수 사태 수습방안 밝히라” 요구 이 총리 “사태라고 볼 수도 없어…문화 지체” 응수 권철현 의원 “강교수에 반국가활동 보장” 따지자 천 법무 “수사·처벌 하지 말라고 한 적 없다” 반박


24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의 한나라당 쪽 첫번째 질문자는 안택수 의원이었다. 그는 1년 전인 지난해 정기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이해찬 총리를 공격했다가 “한나라당은 차떼기당”이라는 공세적 답변에 밀려, “두고 보자”는 말을 남기고 발언대를 내려온 바 있다.

안 의원은 이날도 강정구 동국대 교수 발언 파문과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권 행사를 둘러싸고 이 총리를 상대로 ‘정권의 정체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따졌다. 이 총리는 이를 “시대착오적인 정략”이라고 일축하며, 상대를 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였다.

“노무현 정권의 정체성은 자유민주주의, 중도파, 사회주의, 친북좌파 세력 가운데 무엇이냐?”(안 의원)

“지금 인도네시아 국회의원들이 방청 중인데, 이런 사안에 대해 국회에서 답변하는 게 창피스럽다. 이른바 정체성 이야기는 1997년 선거로 끝났다고 본다.”(이 총리)

“강 교수 사태의 수습 방안을 밝히라.”(안 의원)

“‘사태’라고 볼 수도 없는 일이다. 일부에서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 사회가 변하면 제도와 의식도 변해야 하는데, 변하지 못하는 것은 문화적 지체 현상이다.”(이 총리)

“오만방자한 답변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정체성 문제를 제기했는데 청와대에서 답변이 없다. 강 교수 발언에 동의하는 것이냐?”(안 의원)


“우리 사회에서 강 교수에 동조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나. 그런데 자꾸 대꾸하라고 하면 누가 대꾸하겠나.”(이 총리)

한나라당 의원들과 천정배 장관 사이에서도 공방이 벌어졌다. 안 의원이 “전국적으로 날마다 생계형 절도범 등 100여명씩이 구속되고 있고, 박주선 전 의원도 세 차례나 구속된 인권침해 사례가 있다”며, 강 교수에게만 불구속 수사를 지휘한 배경을 따졌다. 이에 천 장관은 웃으며 “잘못된 구속 관행을 왜 바로잡았는지를 묻는 것이라면 대답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권철현 한나라당 의원이 이 총리에게 강 교수 발언에 대한 견해를 묻자, 이 총리는 “일반 국민들은 (강 교수를) 참 실없는 사람이라고 봤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권 의원은 “실없다는 것은 실체가 없다는 것이냐”라며, 스스로 웃음을 참지 못했다.

정의화 한나라당 의원은 한발 물러서 “이 사건으로 국력 소모가 많았던 데 대해 사과할 뜻은 없느냐”고 물었다. 천 장관은 “자유민주주의의 가치인 불구속 수사 원칙을 지키자고 했던 것일 뿐”이라며 “이에 대해 색깔론·정체성 논란을 일으킨 사람에게 국력 소모의 책임이 있다”고 응수했다.

검찰 출신의 장윤석 한나라당 의원은 “이번 지휘권 행사를 두고 김종빈 전 검찰총장이 퇴임사에서 부당하다고 한 만큼 직권남용죄에 해당한다”며 “조사받을 용의가 있느냐”고 물었다. 천 장관은 “김 전 총장도 지휘권 행사를 수용했다”며 “부당하다고 느끼는 것은 자유지만,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처벌까지 이야기하는 것은 대단히 부당하다”고 강력히 반박했다. 박용현 성연철 기자 pi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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