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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19 19:16 수정 : 2005.10.19 21:35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박근혜 대표(오른쪽)가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강재섭 원내대표가 당직자와 함께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나라와 체제 무너지고 있는 상황” “대한민국 저주하는 무책임한 선동” 천장관 “압력 굴하지않아”


여야는 19일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 발동 파문을 놓고 거친 공방을 이어갔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전날에 이어 거듭 ‘체제와 정체성 위기’를 거론하며 정부·여당을 공격했고, 청와대는 ‘대한민국을 저주하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반격했다.

박 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이 나라와 체제가 무너져내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늘은 특별히 의원님들을 ‘동지’라고 부르고 싶다. 각오를 단단히 다지고 한마음 한뜻으로 가자”고 결연한 태도를 보였다. 박 대표는 이어 새로운 보수를 표방한 뉴라이트네트워크 주최 ‘세금폭탄 저지와 알뜰정부 촉구대회’에 참석해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며 시장경제체제를 위협하는 세력으로부터 대한민국을 구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재섭 원내대표도 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에 ‘색깔론’을 뒤집어씌우는 것이야말로 구태의연하다”며 “색깔론이 아니고 자유민주 체제가 사느냐, 죽느냐의 ‘생사론’”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전날 강조했던 ‘구국운동’의 구체적 추진 계획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 당내 소장파 모임인 ‘수요모임’도 이날 회의를 열어 대응방향을 논의했으나, “이번 사건을 이념논쟁으로 끌고 가는 것은 한국정치 발전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모임 회장인 박형준 의원이 전했다.

1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우리당의 정세균 원내대표(오른쪽에서 두번째)가 김부겸 수석부대표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여권의 대응도 단호했다. 청와대는 이날 이병완 비서실장 주재로 정무점검회의와 정무관계수석회의를 잇달아 연 뒤 발표한 자료를 통해, “전쟁위기와 대결로 치닫던 한반도의 냉전장벽을 허물고 평화의 물꼬를 터 여기까지 온 것이 누구냐”며 “한나라당과 박 대표는 무책임한 선동정치를 중단하고 반성부터 하라”고 맞받았다.

천 장관도 이날 국정홍보처 인터넷 뉴스인 국정브리핑 등에 글을 올려, “지휘권 행사의 취지를 악의적으로 왜곡함으로써 반사이익을 취하려는 한나라당과 일부 언론의 부당한 압력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동국대 강연에서 “지금 이런 문제에 대해 구국투쟁 운운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열린우리당은 박 대표의 강경한 태도를 ‘이명박 서울시장에 대한 견제시도’로 몰아붙였다. 문희상 의장은 “이 시장이 청계천으로 뜨니까 (박 대표가) 위기의식이 들어서 세게 나온다는 말도 있다”고 말했고, 전병헌 대변인은 “박 대표가 이 시장의 ‘청계천 효과’에 너무 초조한 나머지 과잉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석규 황준범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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