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0.18 14:59
수정 : 2005.10.18 16:44
|
김혜경 대표와 민주노동당 지도부. (한겨레 김경호 기자)
|
민노당, 박대표 회견에 “파시스트총통” “독재자 후예” 맹비판
민주노동당이 18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파시스트 총통의 발언”, “독재자의 후예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고 맹비난했다.
민주노동당은 이날 박 대표가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체제수호의 최후 보루인 국가보안법 폐지를 온몸으로 막아낼 것”이라고 발언하자 김혜경 대표, 천영세 의원단 대표, 심상정 수석부대표 등이 줄지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박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국립현충원도 4.19정신도, 광주 5·18정신도 함께 안고가야 할 소중한 역사지만 만경대 정신까지 품고갈 수는 없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확고한 원칙”이라며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키는 데는 결코 타협하거나 양보할 수 없고 이 원칙을 훼손하는 세력과는 어떤 타협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또 “우리의 비판과 요구는 결코 색깔논쟁이 아니고 보수냐 진보냐로 따질 문제는 더더욱 아니며 이런 중요한 문제를 정치공세라고 한다면 큰 잘못”이라며 “저와 한나라당은 현 상황을 좌시하지 않고 국민과 함께 자유민주체제를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는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독재자의 후예, 박근혜 대표는 더 이상 자유와 민주주의를 더럽히지 말라”고 박 대표를 정면으로 공격했다.
김 대표는 “수없이 많은 무고한 목숨을 앗아간, 수많은 사람들의 인권을 짓밟고 정권을 유지한 군부독재 집단에 의해 자유와 민주주의는 말살되어왔다”며 “박근혜 대표는 군부독재 집단의 후예답게 똑같은 색깔론을 강도 높게 주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대표는 이어 “강정구 교수의 발언에 사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는 주장 일체에 대해 박근혜 대표는 색깔론을 덧씌우고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위협한다고 호들갑을 떨었다”며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민갈등을 부추긴, 무고한 사람의 인권을 짓밟은 국가보안법을 사수하겠다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사수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와 ‘민주주의’를 말살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제1야당의 대표로서 여전히 색깔론 정치나 일삼으며 자신의 입지를 유지하려는 구태를 반복하는 것은 대한민국 정치의 비극”이라고 덧붙였다.
심상정 수석부대표는 “오늘 박근혜 대표의 기자회견은 제1야당의 대표의 소신 발표라기보다는 극렬 극우 단체의 증오에 찬 성명서를 연상시킨다”며 “민주주의 체제의 정당 대표 발언이라기 보다는 파시스트 총통의 발언에 가깝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심 부대표는 “ 나라를 망치고, 민주와 인권이라는 인류사적 보편성을 거부하는 체제 파괴적인 발상은 국민의 동의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 부대표는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 대한 박 대표의 정치적 의도에 의구심을 보냈다. 심 부대표는 “박근혜 대표는 지도력 부재로 인한 당내 반발과 비토를 회피하려는 수단으로 냉전적 선동정치를 끄집어내는 구태를 연출했다”며 “이번 보궐선거를 색깔론의 마녀사냥터로 변질시켜 공정한 정책선거를 무산시키려는 전형적인 북풍 공작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심 부대표는 “박근혜 대표는 나라 망치는 색깔론 선동 정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아울러 시대와 국민을 거역하는 색깔론 정치는 결국 한나라당 스스로 자신의 수의를 짜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18일 오전 박근혜한나라당대표가 염창동당사에서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대국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
천영세 의원단 대표도 “한나라당은 제1야당으로 정권 못지않은 국정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데 색깔론 선동 등으로 국민들을 분열시키는 행동과 발언을 하는 것은 스스로 지위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어 “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희망대로 대연정이 성립되어 노무현-박근혜 동거 정부가 구성되었다면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의문이 당연히 생겨난다”며 “이번 지휘권 행사 하나만 가지고도 대연정이 깨지고, 동거정부는 파경정부, 이혼정부가 되어 상생의 정치를 위한 연정이 상쟁의 정치가 되어 서로 원수 관계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양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유 대변인은 “이로 인해 한국은 이미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되었을 것”이라며 “양당 모두 좀더 냉정해지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아래는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와 심상정 수석부대표의 브리핑 전문이다.
|
[브리핑] 박근혜 대표 기자회견에 대한 김혜경 대표 입장
독재자의 후예, 박근혜 대표는 더 이상 자유와 민주주의를 더럽히지 말라
오늘 박근혜 대표는 독재자의 후예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수없이 많은 무고한 목숨을 앗아간, 수많은 사람들의 인권을 짓밟고 정권을 유지한 군부독재 집단에 의해 자유와 민주주의는 말살되어왔다. 박근혜 대표는 군부독재 집단의 후예답게 똑같은 색깔론을 강도 높게 주장했다.
강정구 교수의 발언에 사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는 주장 일체에 대해 박근혜 대표는 색깔론을 덧씌우고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위협한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민갈등을 부추긴, 무고한 사람의 인권을 짓밟은 국가보안법을 사수하겠다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사수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와 ‘민주주의’를 말살하겠다는 것이다.
제1야당의 대표로서 여전히 색깔론 정치나 일삼으며 자신의 입지를 유지하려는 구태를 반복하는 것은 대한민국 정치의 비극이다.
박근혜 대표는 ‘불구속 수사’라는 상식적 판단을 지휘한 법무부 장관을 공격하고 검찰에 ‘색깔론’이라는 외압을 행사하며 우리 사회 전체를 갈등의 도가니에 몰아넣고 있다.
검찰이 이런 색깔론 외압에 흔들리며 내부 논란에 휩싸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러한 색깔론 공세 자체가 부당한 외압이었던 반세기 동안의 과오를 이번 기회에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2005년 10월 18일 민주노동당 대표 김혜경
|
|
|
|
심상정 수석 부대표 국회기자실 브리핑
박근혜 대표는 파시스트적 선동정치을 중단하라
오늘 박근혜 대표의 기자회견은 제1야당의 대표의 소신 발표라기보다는 극렬 극우 단체의 증오에 찬 성명서를 연상시킨다. 민주주의 체제의 정당 대표 발언이라기 보다는 파시스트 총통의 발언에 가깝다. 나라를 망치고, 민주와 인권이라는 인류사적 보편성을 거부하는 체제 파괴적인 발상은 국민의 동의를 받지 못할 것이다.
아울러 오늘의 돌출적이고 생뚱맞기조차 한 기자회견이 국가의 운명을 빙자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색깔론을 활용하려는 정략적 의도를 갖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박근혜 대표는 지도력 부재로 인한 당내 반발과 비토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냉전적 선동정치를 끄집어내는 구태를 연출했다. 또한 이번 보궐선거를 색깔론의 마녀사냥터로 변질시켜 공정한 정책선거를 무산시키려는 전형적인 북풍 공작을 벌이고 있다.
제1야당인 한나라당 대표가 국민과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기 보다는 노회한 냉전세력의 박수소리에만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은 우리 역사의 비극이며 민주주의 대한민국의 불행이다.
박근혜 대표는 나라 망치는 색깔론 선동 정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아울러 시대와 국민을 거역하는 색깔론 정치는 결국 한나라당 스스로 자신의 수의를 짜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
|
|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