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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9.05 13:59 수정 : 2005.09.05 14:10

한나라당 맹형규 정책위원장 / 출처 : 홈페이지 (www.mhk21.net)

홈페이지에 ‘자성과 내부변화’ 촉구 ‘빅텐트론’ 이은 집권플랜 2탄

한나라당 맹형규 정책위의장이 차기 집권플랜과 관련, 한나라당-호남-반노 세력을 규합한 `빅텐트 정치연합'을 제의한데 이어 이번에는 당 내부를 향해 철저한 반성과 변화를 촉구했다.

집권플랜 1탄인 `빅텐트론'에 이어진 2탄 `자성과 변화론'인 셈이다. 맹 정책위의장은 특히 집권플랜 시리즈를 계속 내놓을 예정이어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맹 정책위의장은 5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지난 두 차례 대선 패배가 내부 분열과 이슈전에서의 실패에 기인한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며 "근본 원인을 제대로 분석.치유하지 못하면 분열과 이슈전 실패는 반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나라당이 "기득권을 버리지 못하고 오류와 착각에 빠져있다"는 점을 내부 분열과 이슈전 실패의 원인으로 진단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은 산토끼를 잡으려니 집토끼를 잃을 것 같고, 집토끼만 지키려니 뭔가 부족한 것 같다는 딜레마에 빠져있다"며 "낡고 좁은 집토끼장을 부수고 과감하게 토끼를 몰고 산과 들로 나아가지 않는다면 영원히 진퇴양란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있는 것이나 잘 지키자는 사람들의 머리 속에는 국민감동과 설득을 이끌 이슈나 홍보 전략이 나올 수 없다"며 "국민 불신을 먼저 깨야하므로 버리고 변화해서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이 한나라당이 변화하지 않았다고 느끼는 이유를 "당의 인적 구성과 정치.정책 노선에 70.80년대의 잔영이 남아있다고 보기 때문"이며 "과를 반성.수정하기 보다 애써 지키고 강조하는 모습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맹 정책위의장은 특히 한나라당이 "허상과 착각에 사로잡혀 있다"고 전제한 뒤 `시대와 국민의식 변화에 역행한 세 가지 오류'로 ▲색깔론의 오류(냉전 이데올로기가 국민적 설득력을 갖는다는 착각) ▲다수론의 오류(한나라당의 정치노선이 다수 국민의 의사와 이익을 대변한다는 착각) ▲주류론의 오류(과거 소수 기득권층이 국민 다수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을 유지한다는 착각)를 들었다.


맹 정책위의장은 "이 세 가지 오류는 분열과 이념적 대립을 통치 전략이자 정권 재창출 전략으로 삼고있는 현 집권세력에게 한나라당을 옭아매는 덫을 제공하고 있다"며 "나 자신을 비롯한 한나라당의 모든 의원들이 깊은 반성과 자각을 통해 이 같은 오류에서 반드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빅 텐트’정치연합으로 음모적 연정론 끝장내고
대한민국을 수렁에서 건져내자

- ‘빅 텐트’정치연합 성공의 전제는 자기반성과 희생 -

지난 제1부(연정론의 허구성과 한나라당의 과제)에서 한나라당이 ‘반노우국’ 세력을 결집하는 ‘빅 텐트’ 정치연합을 결성하기위해서는 지역·계층·이념 세 가지 측면에서의 편중성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그동안 한나라당이 과거의 질곡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은 변화와 혁신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그것을 너무 평가절하 하는 것 아니냐는 내부 반발이 제기 되고 있다. 물론 그런 노력들이 지난 YS정권시절부터 군 개혁, 5·6공청산 등을 시작으로 꾸준히 있어왔던 것은 사실이다.

지난 97년 대선패배이후 더욱 가속화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우리 한나라당의 노력 여부가 아니라 국민들의 평가이다.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여전히 과거의 부정적인 이미지에 머물러 있다면 아무리 노력했다고 해도 소용이 없는 것이다. 오히려 노력이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봐야 옳다.

오늘 제2부에서는 우리 한나라당의 노력이 왜 제대로 국민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지 그 근본적인 이유를 살펴보고자 한다.

<영호남 화해의 역사적 상징성 : 통합과 화합의 새 시대>

지난 1부 발표이후 ‘빅 텐트’ 정치연합에 대한 호응도 있었지만 언론은 물론, 당내와 민주당 등 여타 정치세력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않은 아쉬움이 있다.

특히 대통령이 민생을 외면하고 연정제의에만 매달려 있는 이때 야당까지도 정치게임에만 몰두하는 것 같은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지적과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빅 텐트’ 정치 연합론은 연정을 통해 정권을 무한연장하려는 음모적 논의자체에 쐐기를 박아 이 정권의 재집권을 막기 위한 것이다. 그 보다 더한 민생이 어디 있겠는가. 거듭 강조하거니와 빅텐트는 연정론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 연정론이란 음모적 논의자체를 차단하는 것이다.

아울러 ‘빅 텐트’ 정치연합의 진의를 오해하고 곡해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보다 명확하게 그 입장을 밝히는 것이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

가장 많이 나온 지적은 ‘YS와 DJ’의 화해에 대한 곡해이다. 두 분의 화해는 다시 현실정치에 참여함을 의미하지 않는다. 누구나 잘 알고 있다시피 YS와 DJ는 지역감정의 최대 피해자이자 동시에 최대 수혜자이다. 그런 면에서 지역주의 해소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해야할 역사적 책임과 대국민 부채가 있다고 본다. 그래서 두 분에게 그런 기회의 장을 마련해주자는 것이다.

그 화해의 시작을 바로 한나라당이 호남의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부분을 재평가하는 것에서 출발하자고 하는 것이다. 이를 마치 새로운 3당 합당이나 지역주의 부활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맞지 않다.

지역주의는 단순한 정치세력간 구도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뿌리 깊게 박혀있는 미움과 증오의 정서이다. 영호남 지역주의는 지역 그 자체만을 원인으로 하는 단순계(單純系)가 아니다. 역사·이념·계층 등 다양한 요인들이 엉켜있는 복잡계(複雜系)이다. 선거구제를 바꿔서 국회의원 몇 석을 서로 나눠가진다고 해결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여기서 바로 지역주의 타파가 국가최대과제이고 그 해법이 선거구제 개편이라는 盧대통령 주장의 허구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오늘날 한국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양극화이다. 지역주의는 그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양극화 해소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국민통합이다. 지금과 같은 갈등과 분열의 정치사회 구조가 반복되어서는 양극화해소의 길은 요원하다.

그래서 盧대통령과 그 추종세력들의 갈등과 대립을 통한 적대적 편가르기식 국정운영을 막자는 것이다. 그러기위해 국민통합을 이뤄낼 새로운 정치세력을 창출하자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빅 텐트’ 정치연합이다. 이 시대 야당에게 있어 이 보다 더 중한 역사적 책무가 또 있는가?

그 시발점이 바로 영호남 화합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것이 대한민국 통합에너지 창출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만약 영호남이 정치적으로 결합하고 정책노선을 함께 가져가는 역사적인 사건이 벌어진다면 그것은 새로운 시대가 열림을 의미한다.

그것이 주는 안정감과 신뢰감은 엄청난 것이다. 그것은 대립과 갈등으로 인한 잃어버린 10년 그 암흑시대를 끝내고, 새로운 정치지평 위에서 대한민국의 새 시대 새 아침을 여는 일이다. 헌정사 초유의 일대 전기가 될 것이다.

한나라당의 이러한 노력이 완전하게 성사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 추진과정에서 보여주게 될 자기반성과 희생, 그리고 혁신은 한나라당 외연확대에 결정적인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그동안 한나라당을 지지하는데 있어 다소 껄끄럽게 생각했던 많은 국민들이 마음을 돌리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당내 선배동료의원 여러분과 당원 동지 여러분들만이라도 예단이나 편견을 버리고 ‘빅 텐트’ 정치연합이 지니는 愛黨과 救國의 충정을 깊이 헤아려 줄 것을 진심으로 부탁드린다.

<근본적인 변화를 가로막은 구조적 한계와 사고의 오류>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제2부 주제에 들어가고자 한다. 한나라당 안팎에는 두 차례 대선 패배가 내부분열과 이벤트나 이슈전에서의 실패에 기인한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일정 부분 타당한 지적이다. 그런데 그 실패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왜 내부분열이 일어났는지, 왜 이벤트나 홍보에서 밀렸고, 왜 이슈전을 제대로 펼칠 수 없었는지 그 이유가 빠져있다. 이것을 제대로 분석하고 그 근본적인 원인을 치유하지 못한다면 내부분열과 이슈전 실패는 반복될 것이다.

1. 버려야 사는 정당- 사고가 바뀌어야 행동이 바뀐다, 지키려는 마음부터 버리자

행동을 지배하는 것은 사고이다. 한나라당을 비판하는 말들 중에 가장 뜨끔한 말이 바로 ‘상상력 부재’이다. 오랫동안 한나라당내에서 논쟁이 되어오는 것이 ‘집토끼, 산토끼’논쟁이다. 한나라당은 산토끼를 잡으려니 집토끼를 잃을 것 같고, 집토끼만 지키려니 뭔가 부족한거 같다는 딜레마에 빠져있음을 의미한다.

잠깐 생각만 바꾸면 정말 무의미한 논쟁이다. 집과 산을 빼면 해답은 명확하다. 토끼가 사는 장소를 좁은 토끼장에서 넓은 산으로 확대하면 되는 것 아닌가. 산의 넓은 장소를 정해서 보다 넓은 울타리를 만들고 집토끼를 방목하면 그 속에서 집토끼든 산토끼든 보다 많은 토끼들이 살 수 있는 것 아닌가. 토끼의 본성이 변하지 않는 한 그 관념적인 소속이나 장소성에 대한 집착은 무의미하다.

지금 가지고 있는 낡고 좁아빠진 집토끼장을 부셔버리고 과감하게 토끼를 몰고 산과 들로 나아가지 않는다면 영원히 그 진퇴양란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내부분열의 위험성은 바로 거기에서 비롯된다.

이슈전이나 이벤트는 사고의 유연성과 시대변화에 대한 적응성에서 나온다. 있는거나 잘 지키자는 사람들 머리에서는 국민감동과 설득을 이끌어낼 이슈나 홍보 전략이 나올 수 없다. 아무리 포장을 잘해도 만든 사람에 대한 신뢰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그 홍보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만병통치약은 시골장터나 동네장사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발전과 국민들의 삶에 대한 보다 진지한 고민을 전제로 할 때만 이슈나 이벤트가 빛을 발할 수 있다. 왜냐하면 바로 그 고민 속에서 진정으로 시대와 국민이 필요로 하는 과제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야 국민들이 그 진정성을 믿어주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스스로 많이 버리고 많이 변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나라당을 신뢰하지 않는 국민이 65%에 이른다(열린우리당에 대한 불신도는 73%). 한나라당의 변화가 포장만 바꾼 것이지 내용은 바뀐 것이 아니라는 국민들의 불신을 먼저 깨야한다. 그래야 이슈전이나 이벤트에서 기대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버리고 또 버리고, 변화하고 또 변화해서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 바로 이것이 우리 한나라당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그 다음이 이슈전이고 이벤트다.

※ 노무현대통령 집권중반 관련 여론조사(8월 15일자 동아일보-KRC)
- 정치주체 불신도
열린우리당 73.0%, 청와대 참모진 72.1%, 한나라당 64.5%, 행정부 64.1%, 노대통령 63.6%, 국무총리 61.7%

2. 한나라당, ‘그들만의 변화’

- 우리는 ‘Yes'라고 하는데, 왜 국민들은 아직도 ’No'라고 하는가

한나라당 지도부와 대다수 의원들은 97년이후 두 차례 대선 패배와 지난 2004년 봄, 탄핵 광풍을 경험하면서 스스로 많이 변화했다고 여기고 있다. 아직도 국민들이 과거 군부독재나 권위주의시대 정치세력들과 동일시하는 것에 대해 억울함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왜 국민들은 아직도 한나라당이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여기는 것일까? 국민들은 인적구성과 정치·정책노선, 두 가지 측면에서 아직도 한나라당에 7·80년대의 잔영이 짙게 남아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즉 국민들은 구성에 있어서 과거 권위주의정권 시절의 부정적인 이미지와 함께 정치·정책노선에 있어서 아직도 과거의 낡은 사고와 관념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내민주화, 상생정치 실현을 위한 노력, 사회안전망 구축 등 부분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본질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위와 같은 사실은 객관적인 여론조사를 통해서도 분명하게 입증되고 있다. 한나라당이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관계없이 국민들에게 있어 한나라당이 대표하는 대한민국 보수는 여전히 7·80년대를 의미한다는 사실이 중앙일보 국민의식조사(2002년 1월, 2004년 6월 중앙일보) 를 통해 드러난 바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한국 보수의 특징은 ①반공이데올로기 유지·존속 ②재벌개혁보다는 필요성 강조 ③개인의 인권과 자유보다는 사회질서와 안정위한 권위 강조 ④환경·생태 등 후기산업사회 가치보다는 개발 우선 등으로 나타난다. 우리 역사에서 반공·재벌·권위·개발 등은 곧 박정희 시대를 의미한다. 누구나 인정하듯 박정희 시대는 오늘날 우리 삶의 토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過보다는 功이 훨씬 많다. 문제는 한나라당이 국민들 눈에는 달라진 시대에 맞지 않게 過에 대해서 반성하고 수정하기보다는 오히려 애써 지키고 강조하는 모습으로 비추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3. 허상에 사로잡힌 한나라당의 착각

- 시대와 국민의식변화에 역행한 세 가지 오류

첫 번째 오류는 ‘색깔론’이다. 냉전이데올로기가 여전히 국민적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는 착각이다.

민주화세력 집권 이후 우리 사회는 7·80년대 권위주의 시대 過가 만들어 놓은 잘못된 제도와 시스템의 수정과 변혁이란 국민적 요구에 직면하게 된다. YS가 하나회 정리를 통해 군부의 탈정치화를 실현하고 두 전직대통령 구속을 통해 광주문제를 해결한 점, DJ가 집권을 통해 남북간의 거리감을 좁히고 호남소외의식을 해소하는 한편, 부분적으로 재벌과 관료개혁을 추진한 점 등은 높이 평가할 만 하다.

노무현대통령이 과거 주류세력에 대한 대공세를 취하고 있는 점도 바로 그러한 시대흐름을 반영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나라를 망치면서까지 적대성과 파괴성을 과도하게 드러내는 것은 왜곡된 역사청산의식의 과잉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이 타당하다.

두 번째 오류는 ‘다수론’이다. 한나라당의 정치노선이 다수 국민의 의사와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는 착각이다.

한나라당은 97년 대선패배를 우연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려 했다. ‘한나라당 vs. 非한나라당’ 대립구도 속에서는 항상 소수일 수밖에 없었음에도 의회 과반의석 확보와 재보선 및 지방선거 압승을 통해 다수파라는 착시현상에 빠진 것이다. 이러한 착각은 지역구도와 투표율함정에 기인한다.

※ 투표율 함정

재보선에서의 승리나 국회의원 선거에서의 선전이 젊은 세대의 낮은 투표율에 기인한 측면이 강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국민 다수의 지지로 착각하여 젊은 세대를 견인하고자하는 혁신 노력을 게을리 하게 됨. 결과적으로 투표율이 높아지는 대선에서 패배를 자초하는 오류를 범하게 됨. 아울러 40% 미만의 총선 득표율로 과반수에 근접하는 다수당의 위치를 점하고, 재보선이나 영입을 통해 과반수의석을 점유함으로써 ‘의회다수=국민다수’라는 착각에 빠지는 결과를 초래함

- 지난 97년 대선패배이후 지난 4월 30일 재보선까지 총 9차례 국회의원재보선(광역단체장 1회 포함)을 치렀음. 그 결과 총 44곳 중 34에서 승리함으로써 거의 8할(77.3%)의 승리를 거둠. 평균 투표율은 37.8%였음

- 2002년 대선 패배. 투표율 70.8%

이념적 스펙트럼상 보다 넓은 중간지대로 이동하는 외연확대를 위한 노력보다는 소수 우경화와 지역정서에만 기대는 악순환을 초래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에 해당하는 고정지지층에 집착, 연이은 대선패배를 낳고 말았다. 작은 선거에 이기고 큰 선거에 지는 다수론의 오류가 고착화된 것이다.

세 번째 오류는 ‘주류론’이다. 과거 한국사회를 주도했던 소수 기득권층이 여전히 중산층과 서민 등 다수 국민들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착각이다.

과거 국가권력에 의한 여론동원이 가능했던 권위주의시대가 끝났음에도 한나라당은 그것이 정치지형이나 선거공학상 무엇을 의미하는지 미처 제대로 깨닫지 못했다. 과거 민주화운동을 주도했던 386세대가 우리 사회 곳곳에서 핵심 여론주도층으로 성장해 온 사실을 간과했다. 디지털과 인터넷이 기존의 매체와 자본·정치권이 가졌던 사회담론 양산 및 대중 지배력을 시민사회와 개인으로 이동시켰는데도 여전히 과거 세력에 의존하는 주류론의 오류를 범하게 된다.

이러한 착각은 결과적으로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책노선에 있어서 중산층과 서민 등 다수 국민보다는 여전히 소수 기득권층에 집착하는 모습으로 비춰지게 되는 것이다.

위의 세 가지 오류는 분열과 이념적 대립을 통치전략이자 정권재창출 전략으로 삼고 있는 현 집권세력에게 한나라당을 옭아매는 덫을 제공하고 있다. 세대간의 갈등을 촉발하고 한나라당으로 하여금 과거 잘못된 관행을 수정하는 개혁사안에 대해 거칠게 저항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소수 고립화라는 덫에 걸리도록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자신을 비롯한 한나라당 소속 모든 의원들이 깊은 반성과 자각을 통해 위의 세 가지 오류에서 반드시 벗어나야 한다. 한나라당이 위기를 극복하고 차기집권세력으로서 국민들의 의식 속에 확고하게 자리잡고 대선승리의 기회를 엿볼 수 있는 최소한의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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