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왜이러지”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6·10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심각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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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곤두박질 일부 호남출신 동요
‘민주 합당’ 압박 긴장속 민심탐방 분주 호남이 새삼스레 정치판의 시선을 끌어모으고 있다.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직을 사퇴한 염동연 의원이 10일 ‘호남 홀대론’을 제기하고 나섰고, 이날 공표된 한 여론조사에선 호남지역의 열린우리당 지지율이 곤두박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호남 민심이 급속히 냉각되자, 열린우리당 안에선 이 지역 출신 의원들이 동요하고 있다는 ‘탈당 괴담’마저 돌고 있다. 호남을 화두로 끌어낸 것은 염 의원이다. 그는 최근 몇몇 언론과 만나, “현재 청와대 비서관급 50여명 가운데 광주·전남 출신이 2명밖에 없다”며 “고생해서 정권을 창출했는데 이렇게 홀대하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염 의원은 이 과정에서 ‘호남 역차별’을 거론하며, “호남 민심이 흉흉해지고 있는데, 당·정·청 모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자신의 상임중앙위원 사퇴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호남의 열린우리당 지지율은 뚝뚝 떨어지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 앤 리서치’의 조사를 보면, 지난 2일 현재 광주와 전남·북 지역의 열린우리당 지지율(34.7%)은 지난 5월 조사때(45.7%)에 견줘 11.0%포인트나 급락했다. 전국적인 열린우리당 지지율 하락폭(8.3%포인트)보다 낙차가 더 크다. 또다른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갤럽’의 지난달 말 여론조사에서는 전남지역의 열린우리당 지지율(27.5%)이 민주당(36.3%)에 역전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내, 특히 호남출신 의원들은 이런 결과를 지지부진한 개혁에 대한 실망감에다 ‘호남이 대접받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겹친 결과로 보고 있다. 주승용 의원(전남 여수을)은 “지역 민심이 안 좋은 것은 사실”이라며 “이해찬 총리의 ‘호남 고속철 불가’ 발언이 여론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풀이했다. 양형일 의원(광주 동)도 “호남지역 민심이 위기”라고 말했다. 일부 의원들의 동요는 이제 공공연한 비밀이다. 신중식 의원(전남 고흥·보성)은 이날 민주당과 합당론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탈당도 검토할 것임을 내비쳤다. 신 의원과 주 의원, 우윤근 의원(전남 구례·광양) 등 전남 남부 출신 의원들은 민주당 쪽 인사들과도 자주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ㅇ의원은 한때 탈당소문이 나돌아,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바짝 긴장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동요가 탈당 등 구체적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아직 높지 않아 보인다. 전남도당 위원장인 유선호 의원을 비롯한 전남 출신 의원 7명은 지난 9일 탈당설을 전면 부인하는 성명을 냈다. 양 의원은 “당원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위해 11일 염 의원을 제외한 광주 출신 의원 5명이 모두 지역구로 내려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진짜 ‘바닥 민심’을 들어보겠다는 것이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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