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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30 19:06 수정 : 2005.05.30 19:06

30일 오후 전북 무주 무주리조트에서 열린 열린우리당의 국회의원·중앙위원 워크숍에서 참석자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기조발제를 듣고 있다. 무주/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어부지리 과반에 취해 무능·태만·혼란에 빠져”
여당 워크숍 비판 봇물…당정 전면쇄신 등 제기

바닥 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이 위기의 진단과 처방을 놓고 난상토론을 벌였다. 17대 국회 개원 1돌을 맞은 30일, 전북 무주리조트에서 ‘17대 국회 1년 평가와 당의 진로’를 주제로 열린 국회의원·중앙위원 워크숍 자리에서다. 위기의 심각성을 반영하듯 토론은 밤 12시를 훨씬 넘겨 31일 새벽까지 치열하게 진행됐다.

◇ 주제발표=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은 “열린우리당이 지난해 총선에서 80석 정도 얻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야당의 실수로 150석을 확보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열린우리당은 ‘반수구전선’이라는 태생적 의미를 망각한 채 정체성 혼란 및 내부 대립 양상을 빚고 있다”며 “단적으로 (당이) 대통령의 개혁노선보다 뒤처져 있고, 그에 따라 당은 대중에게 ‘무능·태만·혼란’으로 비치고 있다”고 질타했다. 김 소장은 열린우리당이 제구실을 하려면 ‘수도권 필승론’ 같은 근거 없는 낙관주의와 막연한 이미지 정치를 버리고, 사법·교육·세제·언론·군 등에 대한 광범위하고도 치열한 개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정치학)는 “열린우리당은 행정도시 이전, 4대 개혁입법 추진 등의 국면에서 충분한 대국민 설득이나, 야당 및 보수언론의 공세에 맞선 적절한 대응을 해내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당이 17대 국회 개원 이래 1년 동안 △비일관성 △보수화 △이완과 무기력 등의 취약점을 드러냈다고 지적한 뒤, “특히 생활수준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 서민·중산층에 대한 관심과 대책이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당 혁신위 위원으로 ‘해법’ 발제에 나선 민병두 의원은 “6월 국회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하면 10월 재보선, 내년 지방선거 등에서 참패를 면치 못할 것”이라며, 당의 눈높이를 더 낮추고 민생 현장정치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처방전을 제시했다. 그는 구체적 방안으로 △국회가 열리지 않는 7∼8월 두 달 동안 모든 의원과 중앙위원이 나서 민생 현장을 누비고 △이를 토대로 9월 정기국회를 ‘민생’ 중심으로 꾸리며 △국회의원 24시간 윤번 당직제를 실시해 여론을 청취할 것 등을 제시했다.

◇ 분임토론= 5개 반으로 나눠 진행한 분임토론에서 의원과 중앙위원들은 모든 분야에 걸쳐 매우 다양한 의견을 쏟아 놓았다. 워크숍이 열리기 전에는 이른바 개혁파와 실용파의 격돌이 예상되기도 했으나, 반성 기류가 압도하면서 논쟁은 크게 벌어지지는 않았다.

대다수 참석자들은 당정분리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당정청 관계를 강화하고 특히 정책 개발에서 당의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부는 당정 전면쇄신이나, 노무현 대통령과 문희상 의장의 월례회동을 요구했다. 유선호 의원은 청와대 인사 쇄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의혹 사건이 잇따르는 것과 관련해 ‘당정청 위기대응팀’을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밖에 △국민의 피부에 와닿는 정책 개발 △당 전략 및 정책홍보 기능 대폭 강화 등의 주문이 잇따랐다. 무주/강희철 이지은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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