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강재섭 의원(왼쪽)이 당선자 발표 뒤 박근혜 대표와 손을 잡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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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형’갈등 조정 적임자 과반지지
‘영남당’덧칠 중·장기 집권전략 부담 한나라당이 11일 강재섭 의원을 새 원내대표로 뽑아, 박근혜 대표와의 ‘투톱 체제’를 정비했다. 한나라당이 강 의원을 새 원내 사령탑으로 선택한 데는 ‘한지붕 두가족’ 상태가 된 당 내분사태의 수습이 급하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결선투표까지 가리라던 애초 예상과 달리 1차 투표에서 그에게 과반 지지가 쏠린 것도 당의 상황이 그만큼 절박했다는 반증이다. 그는 5선의 중진인데다, 모나지 않는 대화형의 성품이어서 갈등 조정에 적합하다는 평을 받아왔다. 강 원내대표의 선출은 달리 보면, 당이 박 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는 경쟁자였던 권철현·맹형규 의원과 달리, 내분의 진원지인 행정수도건설 특별법의 처리에 대해 박 대표와 같은 찬성 태도를 보여왔다. 그는 또 지난 1998년 박 대표가 대구 달성 재선거를 통해 정치에 입문했을 때 선대위원장을 맡았고, 지난해 3월 탄핵정국에서 ‘박근혜 대안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박근혜-강재섭 체제’는 위기의 조기 해소라는 긍정적 가능성과 함께, 중·장기적으로는 한나라당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우선 대구·경북(티케이) 출신이 대표와 원내대표를 맡게 됨에 따라, ‘한나라당은 영남당’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워지기가 한층 힘들어졌다. 다른 당직자들과 함께 재신임을 묻겠다며 이날 일괄사표를 내기는 했지만, 김무성 사무총장까지 부산·경남(피케이) 출신이어서 한나라당은 이제 핵심 지도부가 영남 일색이 됐다. 당 관계자는 “2007년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영남 정당’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것이 핵심과제인데, 강 원내대표의 선출은 아무래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그의 ‘5·6공 이미지’도 미래지향과는 거리감이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는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정무·법무비서관을 지냈으며, ‘월계수회’의 리더였던 박철언 전 정무장관과도 밀접한 관계였다. 당내 소장파인 수요모임의 경우, 세 후보 가운데 강 원내대표가 가장 개혁성이 뒤진다고 보고 다른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 것으로 알려졌다.
강 원내대표 자신이 2007년 대선 출마의 꿈을 드러내기 시작하면, 한나라당의 대통령후보 경쟁이 격화할 가능성도 있다. 한 초선 의원은 “강 원내대표가 의지를 본격화하면 당이 더 어려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 안팎에서는 강 원내대표의 성패는 ‘발등의 불’인 당내갈등의 해법을 찾아낼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행정도시법을 찬성한 당론의 변경은 곤란한 만큼, 후속대책의 마련에 반대파인 수도지키기투쟁위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다는 구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정도의 방안으로 박 대표의 퇴진까지 거론한 반대파의 목소리를 가라앉힐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정재권 기자 jjk@hani.co.kr
대표적 5·6공 출신 5선 중진 한나라당의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강재섭 의원(57·대구 서)은 당내에 남아있는 대표적인 ‘5·6공 출신’ 인사이다. 5공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지냈으며, 6공의 실세였던 박철언 전 정무장관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13대 국회 때 민정당 전국구로 등원한 뒤 내리 5선을 지내는 동안 대구·경북 지역의 ‘기대주’로 꼽혔으나, 그리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지난 1995년 5·18특별법 제정 및 전두환 전 대통령의 구속에 대해 동료 민정계 의원들과 반대하고 나섰으며, 지난해 ‘탄핵 후폭풍’ 때는 대구·경북 의원모임을 주도하면서 최병렬 당시 대표의 사퇴를 이끌어냈다. 그는 11일 당선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과거 인물’이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최선을 다해 할 일을 하다 보면 내가 과거 지향적인지, 미래 지향적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나는 오히려 이 정권의 과거 지향적인 것을 늘 비판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당내 혼란을 수습하는 것”이라며, ‘수도지키기 투쟁위원회’ 등 당내 반대파 의원들에 대해서도 “어떤 접점이 있는지 생각해보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분들이 일단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고 말해, 당 체제 안으로 이들 반대파를 끌어들일 것임을 내비쳤다. △경북 의성 △서울 법대 △청와대 정무·법무 비서관 △민자당 대변인·총재비서실장 △신한국당 원내총무 △한나라당 부총재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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