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3.07 15:37
수정 : 2005.03.07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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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헤어스타일의 박근혜 대표박대표가 7일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열린우리당 정세균 원내대표에 대해 민.형사상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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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모양 바꾼 박근혜 “야한 색깔 넥타이 늘어” 농담 여유
행정도시특별법의 국회 통과 이후 극심한 당내갈등으로 수세에 몰렸던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내홍의 진정 기미로 다소 여유를 찾은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 대표는 7일 오전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상임운영위원회에서 당직자들에게 "남성들은 넥타이가 밝아지거나 하면 심경의 변화가 있는 것이냐"면서 "(의원들이) 점점 야한 색깔의 넥타이를 많이 한다"는 농담을 건네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늘 단정하게 뒤로 말아올려서 정리하던 헤어스타일도 바꿔, 전체적으로 자연스럽게 푸는 모양으로 분위기를 새롭게 했다.
지난주 내내 당 내분사태로 인한 근심이 표정에서 사라지지 않았던 박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는 의원들의 발언을 적극적으로 정리하며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등 한층 자신감 있는 태도로 논의를 주도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박 대표는 회의에서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한나라당은 엄청나게 민주화됐다. 과정의 민주화가 중요한 만큼 혼란이 있더라도 큰 물줄기를 바꿀 수 없다"며 최근의갈등이 당내 민주화의 진전에서 비롯됐음을 지적하면서, "의원들에게 자유가 주어졌고, 그러므로 자기가 한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소속의원들의 책임의식도 강조하는 적극적인 모습도 보였다.
이처럼 박 대표가 여유를 되찾은 것은 김덕룡 전 원내대표의 사퇴와 당헌.당규에 따라 11일 후임 원내대표 경선을 실시키로 결정한 것 등을 통해 당내 분열을 봉합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또 당내 행정도시 반대파 의원들에 의해 제기됐던 `빅딜설' 논란도 열린우리당 정세균 원내대표에 대한 법적 대응으로 돌파키로 하는 등 내부의 갈등을 외부로 환치할 수 있는 소재가 생긴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박 대표의 측근은 "아직까지 해놓은 일은 없고 갈 길이 멀다"며 "헤어스타일의 경우 그간 시간이 없어서 미뤄오다 이번에 정리한 것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상황이 다소 호전된 것만큼은 틀림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세일 전 정책위의장이 의원직 사퇴 의사를 접지 않고 있고,전재희 의원 역시 행정도시특별법에 대한 국민투표 실시를 요구하며 닷새째 단식농성을 계속하고 있는 것은 박 대표를 어렵게 하는 환경이다.
여기에다 당 혁신위원장을 맡은 홍준표 의원 등이 조기 전당대회 실시를 통한 박 대표 재신임 문제를 거론하고 있는데다 후임 원내대표가 행정도시 반대파에서 나올 경우에는 박 대표는 상당한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가 지난주 김 전 원내대표의 당직사퇴로 일단 큰불은 피했으나, 여전히그에 버금가는 사태로 발전할 불씨는 당 안팎 이곳저곳에 산재해 있다는 점에서 이번 봄은 박 대표에게 `시련의 계절'이 될 공산이 커보인다.
박 대표 역시 이같은 사정을 감안, 박 전 정책위의장 등 반대파 포용에 나서는한편, 행정도시법 통과에 반대했던 정조위원장단을 비롯해 일괄 사퇴한 원내대표단,윤건영 여의도연구소장 등과 잇따라 오찬과 만찬을 함께 하며 당의 진로와 운영방식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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