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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20 18:55 수정 : 2005.02.20 18:55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동 열린우리당사에서 문희상 의원(왼쪽 사진)과 신기남 의원이 각각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4월2일 열리는 당 의장 및 상임중앙위원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하고 있다. 황석주 기자


실용주의냐 개혁원칙이냐

열린우리당의 당권 경쟁이 20일 문희상·신기남 의원의 공식 출마선언으로 본격화했다. 이들 두 의원에 이어 이번주 중에는 당내 주요 그룹의 후보 단일화 논의가 가닥을 잡을 전망이어서, 경선 구도가 한층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경선은 여권 내에서 실용주의를 강조하는 기류가 분명해진 상황에서 진행돼, 당의 정체성과 정책기조를 둘러싼 치열한 노선투쟁이 예상된다.

불꽃 튀는 노선투쟁 예고=최근 여론조사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문희상·신기남 두 의원은 이날 ‘강한 리더십’을 한목소리로 내세웠지만, 구체적인 강조점은 판이하게 달랐다. 당의 정체성과 노선, 위기 극복 방안 등을 놓고 불꽃 튀는 논쟁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참여정부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문 의원은 “개혁의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개혁의 원칙에만 매달려서는 안 되고, 소모적 개혁이 아닌 생산적 개혁이어야 한다”며 실용노선을 강조했다. 그는 “전략 없는 원칙주의자야말로 무서운 것”이라고 말해, 신 의원 쪽을 에둘러 비판했다. 문 의원의 이날 기자회견에는 현역 의원 16명이 배석해, ‘세’를 과시했다.

반면, 창당 주도그룹의 핵심인 신 의원은 “실용주의는 개혁의 전술적 방법론으로, 실용이 개혁 원칙을 압도하거나 훼손한다면 본말이 뒤바뀌는 것”이라며 “창당의 초심으로 돌아가서 개혁을 추진하는 일에 일치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파벌과 계파를 내세워 세몰이를 하려는 시도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은근히 문 의원 쪽을 겨냥했다.

재야파의 장영달 의원도 이미 당내의 실용주의 강조 분위기에 대해 “실용을 빙자한 기회주의”라고 비판한 바 있다.


계파별 후보 단일화가 변수=초반 구도는 문희상·신기남·장영달·한명숙 의원 등이 강세를 보이고, 나머지 후보들이 뒤쫓는 양상이라는 게 각 후보 진영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개혁 성향의 초·재선의원 모임인 ‘새로운 모색’, 여성 의원 등이 후보 단일화를 이뤄낼지 여부와 이들의 실제 득표력이 판도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옛 개혁당 출신 인사들의 모임인 참여정치연구회는 이날 후보 단일화에 대해 논의했으나, 단일화에는 실패했다. 1만3557명의 대의원이 한 명당 2표씩 행사할 수 있는 제도를 활용하기 위한 후보별 ‘합종연횡’도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여성 의원들의 경우, 이미경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하고 김희선 의원의 출마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한명숙 의원으로 단일화되는 분위기다. 또다른 변수로 꼽히는 김영춘·송영길·이종걸 의원 등 40대 재선의원 그룹도 21일 모임을 열어, 단일 후보를 결정하기로 했다. 재선 그룹이 후보를 단일화하면 만만치 않은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는 게 당내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한편, 당내 개혁진영으로 분류되는 재야파의 장영달 의원과 참정연, ‘새로운 모색’ 등은 연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 당내 실용파의 중심 인물인 김혁규 의원은 지난 18일 “대통령의 ‘경제 올인’을 뒷받침하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으나, 김 의원이 영남권에서 지닌 영향력 때문에 각 후보 진영으로부터 연대 제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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