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8.28 21:45
수정 : 2017.08.28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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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 입구에서 신고리 5·6호기 중단 반대 범울주군민 대책위원회 소속 주민들이 펼침막을 들고 김지형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위원장과 위원들의 현장 방문을 막고 있다. 울산/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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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화위 신고리5·6호기 핵발전소 부지 방문
공사중단 반대 주민 150명 펼침막 시위
정문 앞 막아선 주민들에 위원들 걸어서 이동
공사중단 찬성 주민들 의견도 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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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 입구에서 신고리 5·6호기 중단 반대 범울주군민 대책위원회 소속 주민들이 펼침막을 들고 김지형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위원장과 위원들의 현장 방문을 막고 있다. 울산/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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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5·6호기 핵발전소 건설 공사 중단 여부 결정을 앞두고 시민 여론을 수렴 중인 공론화위원회(위원장 김지형·공론화위)가 28일 처음으로 핵발전소 부지 인근 지역을 직접 찾았다. 지난달 24일 공론화위가 출범한 지 한달여 만이다. 공사 중단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양쪽 주민들과의 만남은 이뤄졌지만, 대화는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이날 오전 11시께 공론화위는 울산 울주군 서생면 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 정문 앞에 도착했다. 공론화위 출범과 함께 공사가 잠정 중단된 신고리 5·6호기 건설 현장이 가까운 곳이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에 찬성하는 서생면주민협의회와 범군민대책위 쪽은 공론화위 일행이 도착하기 30여분 전부터 정문 앞을 지키고 있었다.
현장에 나온 주민 150여명 대부분은 노인이었다. 이들은 밀짚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신고리 5·6호기 없는 대한민국, 전기료 폭탄 실업 폭탄’, ‘법적 근거 없는 공론화위 해체’ 등의 문구가 적힌 펼침막을 흔들었다. 멀리서 이를 지켜보던 서아무개(83·여)씨는 “데모하러 나왔다”면서도, 공론화위에 반대하는 이유를 묻자 “할머니들은 (공론화위) 모린다. 나오라 카니께 나오제”라고 말했다. 공론화위 일행을 태운 버스가 도착하자 흥분한 주민들은 “차량을 막자”며 2차선 도로로 뛰어들었다. 현장에 나온 경찰 20여명도 이들을 막지 않았다. 현장에 있던 울산울주경찰서 정보계 소속 서아무개 경위는 “당초 공론화위 쪽에서 주민과 약간의 충돌이 있더라도 감내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버스에서 내린 김지형 공론화위 위원장은 이상대 대책위 위원장과 5분 남짓 선 채로 대화를 나눴다. 이 위원장은 “주민들이 미리 보낸 5가지 요구에 대한 답변을 달라”고 했다. 공론조사에 응하는 시민대표참여단에 주민을 30% 이상 포함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달라는 등의 내용이다. 김 위원장은 “비판을 충분히 알고 있다. 대화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주민들이 길을 열어주지 않자, 공론화위는 결국 걸어서 공사 현장으로 향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현장은 뼈대만 드러낸 채 멈춰서 있었다. 지난 7월 한수원 이사회는 3개월 동안 공사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오후 4시30분께 울산역 회의실에서 열린 핵발전소 건설 반대 쪽 지역주민·시민단체 간담회는 1시간 남짓 진행됐다. “1차 여론조사를 하기 전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토론을 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 “공론화위가 부정당하지 않으려면 서생면 등 일부 주민이 처음에는 핵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다가 돌아서서 찬성하는 이유를 잘 듣고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 등이 나왔다. 공론화위 관계자는 “간담회 내용을 수렴해 공론화 과정에 반영할 수 있을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울산/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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