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족이 공직자에 주는 선물은 청탁금지법 안 걸려요~

국민권익위, 추석 앞두고 선물 허용범위 안내
공직자이더라도 동창·친목회에서 선물이나 상급자→하급자 선물은 가능

민족 대명절 한가위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11월30일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된 후 처음 맞는 추석을 앞두고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박은정·이하 권익위)가 지난 25일 추석 선물 허용범위를 안내했다. 공직자가 아닌 ‘일반인’ 사이에서 주고 받는 선물도 청탁금지법의 적용을 받는다는 오해를 풀기 위해서다. 공직자가 아닌 ‘일반인’끼리 주고 받는 선물, 공직자가 공직자 아닌 일반인에게 주는 선물은 모두 무제한으로 허용된다.

청탁금지법에 따라 5만원 넘는 추석 선물 금지? 청탁금지법은 ‘공직자’가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주고 받는 것을 제한하는 법이다. 공직자가 아닌 친지, 이웃, 친구, 연인 사이에서 선물을 주고 받을 때는 청탁금지법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기업이 소속 직원·협력업체에, 학생·졸업생이 퇴직한 은사에게, 선생님이 학생에게 주는 선물은 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

공직자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하더라도 몇 가지 조건 아래에서는 예외가 인정된다.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주는 선물 △동창회·친목회에서 일정한 기준에 따라 주는 선물 △장인, 처형, 동서, 아주버니 등 친족이 주는 선물은 받는 이가 공직자라고 하더라도 금액 제한 없이 괜찮다. 예컨대 상급 공직자가 하급 공직자에게 5만원이 넘는 갈치세트를 추석 선물로 주더라도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친목회에서 구성원인 공직자에게 회칙에 따라 20만원 상당의 표고버섯을 선물해도 된다.

공직자는 5만원 넘는 선물 절대 주고 받을 수 없나 청탁금지법상 공직자는 선물을 주고 받을 때 ‘직무 관련성’을 따져봐야 한다. 대가성이 있든 없든 직무와 관련된다면 금품을 주고 받아선 안 된다. 하지만 직무와 관련이 없다면 5만원 이상(1회 100만원 이하) 선물을 받을 수 있다.

△친구, 지인 등이 직무와 관련이 없는 공직자에게 주는 선물 △공직자가 상호 직무 관련이 없는 공직자와 주고 받는 선물 △공직자가 직장 동료와 나누는 선물은 100만 원 이하 선에서 주고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추석을 맞아 퇴직한 공직자가 이전에 함께 근무한 공직자에게, 제약업체 직원이 고향 친구인 학교 교사에게, 주민이 추석에 근무 중인 119 구급대원에게 1회 100만원 이하의 선물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직무 관련성이 없다면 같은 공공기관 내 직장 동료끼리 1회 100만원 이내 선물을 주고 받을 수 있다. 직무 관련있는 사람과는 절대 선물 주고 받을 수 없나 청탁금지법상 원칙적으로 직무 관련이 있는 공직자와는 선물을 주고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예외는 있다. △유관기관과 업무 협조를 하면서 주고 받는 선물 △각종 간담회나 회의에서 제공하는 선물 △하급자가 직무관련 있는 상급자에게 주는 선물 등 ‘원활한 직무수행, 사교·의례 목적’으로 선물을 주고 받았다는 사실이 인정되면 5만원 이하 선물까지는 괜찮다.

공공기관 내 하급자가 직무관련이 있는 상급자에게, 산하기관이 상급기관 또는 감독기관에, 지방자치단체에서 지방의회 의원에게 주는 선물 등은 원활한 직무수행과 사교·의례 목적에 한해서 5만 원 이하로 가능하다.

다만 5만원 이하 선물이라도 주고 받을 수 없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인·허가 등 신청인 △지도·단속·조사 등 대상자 △입찰, 감리 등 상대방 △인사·평가·감사 대상자 △고소·고발인, 피의자, 행정심판 청구인 등이 담당 공직자에게 주는 선물을 금액에 상관 없이 선물을 주고 받는 행위 자체가 금지된다. 원활한 직무수행, 사교·의례 목적이 인정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인·허가를 신청한 민원인이 담당 공직자에게, 공공기관이 발주한 계약에 입찰한 업체가 계약 담당 공직자에게, 감사를 받는 사람이 담당 공직자에게, 고소인이 담당 경찰관에게, 행정심판 청구인이 사건 담당 공직자에게 주는 선물은 원활한 직무수행이나 사교·의례 목적으로 보기 어려워 5만원 이하 선물이라도 하더라도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한다.

노지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