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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10.19 21:24 수정 : 2015.10.20 11:08

해수부는 현직 차관 승진 ‘잔칫집’
교육·복지부 차관에 재정전문가
구조조정 신호탄 아니냐 관측나와

19일 장관이 함께 교체된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의 표정이 크게 엇갈렸다. 해수부는 최근 일이 잘 풀린데다 내부 승진으로 장관까지 배출해 기세가 올랐고, 국토부는 업무상 큰 관련 없는 외부 인사들의 잇따른 장관 취임으로 풀이 죽었다.

해수부는 김영석 현직 차관이 장관 내정자로 발표되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김 내정자도 발표 40분 만인 오후 5시 해수부 기자실에서 약간 상기된 표정으로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청문회 준비를 성실히 하겠다”고 짧은 인사를 했다. 김 내정자의 경력과 사진, 소감문이 즉시 기자들에게 전달됐다.

해수부는 대통령(노무현)을 배출한 부처지만, 이명박 정부 이후 고난의 연속이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 해양과 수산으로 찢겨 부처가 사라졌고, 박근혜 정부 들어 겨우 부활했지만 불과 1년 만에 세월호 사건이 터져 부처 전체가 가라앉아 버렸다.

해수부가 활력을 회복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3월 유기준 장관이 취임한 뒤부터였다. 유 장관은 ‘10개월짜리 장관’이라는 비난을 받았으나, 세월호 인양 결정을 시작으로 국제해사기구 사무총장 당선, 참치와 명태 양식 성공 등 굵직한 성과를 냈다. 또 중요 사안마다 직접 기자회견을 여는 적극성으로 기자들의 호응도 이끌어냈다. 이번에 유 장관이 7개월 만에 물러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하는 해수부 공무원들도 있다.

이번에 김영석 현직 해수부 차관이 장관으로 승진, 임명된 것은 해수부의 회복세에 한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현직 차관을 장관으로 임명하는 일이 극히 드물뿐 아니라, 차관의 장관 승진으로 인해 차관부터 고위공무원단까지 연쇄 승진도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해수부의 한 공무원은 “김 내정자가 해수부 업무를 너무나 잘 안다는 것이 단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토부는 이 정부 들어 장관 인사에서 잇따라 물먹은 꼴이 됐다. 초대 서승환 장관은 교수 출신이었으나, 전문성이 있고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는 등 성과를 냈다. 그러나 후임인 유일호 장관은 조세 쪽 전문가인데다 업무에서도 이렇다 할 성과나 적극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10개월짜리 장관’이라는 애초의 우려보다도 더 나쁜 ‘7개월짜리 장관’으로 끝나고 말았다.

게다가 이번에 새로 장관에 임명된 강호인 내정자 역시 예산, 재정 부문에 정통한 기재부 차관보, 전직 조달청장 출신이다. 국토교통 업무를 제대로 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벌써부터 나온다. 지난 이명박 정부의 국토부 장관 둘이 모두 국토부 출신들이었고, 같은 날 정치인 장관이 오고 간 이웃 해수부와도 비교돼 상실감이 더 커보인다. 국토부의 한 공무원은 “국토부 출신이 아니어도 괜찮지만, 이 쪽 분야를 아는 분이 장관을 하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새 차관에 재정 전문가가 임명되자, 정부가 교육·복지 재정지출에 대한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서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영 신임 교육부 차관은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을 거쳐 2002년부터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교육재정 전문가로 꼽히는 이 차관은 이명박 정부 인수위원회에 참여했으며, 무상급식·무상복지 등에 반대해왔다. 3~5살 무상보육 과정인 ‘누리과정’ 예산 배정을 두고 중앙정부와 각 시·도 교육청 간 갈등이 더 증폭될 수도 있다.

방문규 복지부 신임 차관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국세청과 재무부, 기획예산처, 기획재정부 등을 거친 예산통이다. 지난해 7월말부터 기재부 2차관을 맡아 정부 예산안과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등을 주도한 바 있다. 방 차관 역시 적극적인 복지 시행보다는 복지지출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무게를 둘 가능성이 크다.

세종/김규원, 황보연 전정윤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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