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11.19 21:22
수정 : 2014.11.19 21:40
이근면 처장, 취임식에서 첫 공직 맡은 소회 밝혀
네이버 이해진, 카카오 김범수와 인연 소개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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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면 초대 인사혁신처장.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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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인사 담당 출신으로 공직 인사를 총괄하게 된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이 19일 취임식에서 자신을 ‘미생’에 견줬다.
이 처장은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여러분들이 이 신입사원을 잘 지도해서 미생하지 않고 훌륭한 사원으로 완생 좀 시켜서 내보내 줬으면 좋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미생은 웹툰 <미생>이 인기를 얻은 뒤 회자되는 말로, ‘미완성의 생’을 뜻한다. 이 처장이 자신을 <미생>의 주인공인 신입사원 ‘장그래’에 비유하며, 처음 접한 공직사회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도와달라고 직원들에게 부탁한 것이다. 전날 인사혁신처장으로 지명된 그는 삼성전자 인사팀장 등 삼성그룹에서 오랜 세월 인사 업무를 맡아왔다.
이 처장은 취임사를 짧게 한 뒤 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끼리 얘기로 할 말이 있다. 다른 (정부) 부서에서 ‘혁신처 안 간 것이 실패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부서로 (인사혁신처가)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처장은 자신이 과거 삼성그룹 계열사의 신생 조직을 옮겨다니며 얻은 경험담도 꺼냈다. 그는 “얼마전 옛날에 같이 근무하던 동료 직원한테 문자 메시지 한통을 받았는데 ‘백만장자 되게 해줘서 고맙다’는 내용이었다”고 했다. 과거 자신이 삼성SDS의 주식을 직원들에게 나눠주도록 우리사주조합 작업을 주도했는데, 그것이 직원들에게 도움이 됐다는 뜻이었다. 그는 이어 “그 회사에 그 당시에 (사람들이) 근무하려고 안 했는데, (그래도) 근무했던 사람이 네이버의 이해진, 카카오톡의 김범수”라면서 “지금은 누구든지 들어가고 싶은 회사가 됐다”고 했다.
이 처장은 비공식 취임사를 마친 후 단상 옆으로 나와 직원들에게 새끼손가락을 펼쳐보이며 “10년, 20년 후를 저와 같이 있는 동안 베팅하는 겁니다”라면서 “여러분과 같이 나중에 ‘OB(Old Boy)’ (모임) 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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