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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5.19 20:38 수정 : 2014.05.19 20:38

박대통령 담화 l 관피아 해법
관료 채용방식 대변화 예고

박근혜 대통령은 19일 대국민담화에서 세월호 참사 수습 과정에서 드러난 공직사회의 폐쇄성과 무사안일을 고치기 위해 민간 전문가들이 공직에 들어갈 수 있게 공무원 채용방식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5급 공채(행정고시)와 민간 경력자 채용을 5대 5로 맞춰 개방성과 전문성을 높이고 공직사회를 혁신하겠다는 것인데, 채용 과정의 공정성 확보가 관건으로 지적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담화에서 공직사회 혁신의 출발점을 채용방식의 변화에서 찾았다. “공무원 임용부터 퇴직에 이르기까지 개방성과 전문성을 갖춘 공직사회로 혁신하겠다”는 것이다. 한 발 더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고시와 같이 한꺼번에 획일적으로 선발하는 방식이 아니라 직무능력과 전문성에 따라 필요한 직무별로 필요한 시기에 전문가를 뽑는 체제를 만들어 가겠다”며 고시제도에 대한 대수술을 예고했다.

안전행정부의 설명을 종합하면, 현재는 국가공무원을 선발할 때 행정고시를 통해 350명을 뽑고, 민간 경력자를 100명가량 뽑고 있다. 박 대통령의 구상이 구체화되면 5급 공무원 선발의 22%를 차지하고 있는 민간 경력자 비중이 앞으로 2배 이상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또 “과장급 이상의 직위에 대해 개방형 충원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결국 공무원들만 다시 뽑아서 무늬만 공모 제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는 중앙선발시험위원회를 설치해 공정하게 민간전문가를 선발해서 부처로 보내겠다”고 덧붙였다. 개방형 공무원 제도가 이렇게 변질된 것은 부처별로 선발위원회를 두고 공모를 하기 때문이므로, 앞으로는 중앙에 별도의 기구를 두고 선발을 하겠다는 복안이다.

박 대통령이 밝힌 공무원 채용 제도 혁신에 대해 전문가들은 “공정한 심사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혜수 경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박 대통령이 밝힌 방안은) 한번 행정고시에 붙으면 능력을 쌓지 않아도 고위층까지 오를 수 있는 폐단을 막는 데 효과가 있다. 새로운 사고와 능력을 지닌 민간의 우수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민간 전문가의 공직 진출을 늘리기 위해선) 공정한 심사 시스템이 관건이다. 독립성과 공정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현대판 음서제도’로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의 한 국장급 공무원도 “민간 경력자를 이른바 ‘스펙’을 보고 뽑게 된다면 사회계층 이동성을 더 제약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목진휴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순혈주의를 막기 위해서라도 공직사회의 개방은 필요하다. 그런데 대통령이 내각이든 어디든 모두 고시 출신 관료들을 데려다 쓰면서 그렇게 말하면 무슨 소용이 있나. 실천 의지가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정태우 이지은 기자 windage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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