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1.24 20:08
수정 : 2013.01.24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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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준 총리 후보자(왼쪽)가 24일 오후 서울 삼청동 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에게서 기자들의 질문을 전해듣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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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준 총리후보 누군가
3살때 소아마비 장애2급
장애인으론 첫 대법관
청문회 통과땐 역대 최고령
정치적으론 강한 보수색채
“며칠전에 통보받았다”
“질문 요지가 뭐예요?”, “뭐라고요? 뭐라고?”
24일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 나선 김용준(75) 인수위원장은 좋지 않은 청력 탓에 질문을 한번에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도중에 조윤선 대변인이 다가가 김 후보자의 귀에 대고 질문 내용을 다시 이야기해주곤 했다.
-언제 연락받았나? (12월31일 기자들에게) ‘인수위원, 전문위원 등은 차기 정부로 옮겨가는 것을 전제로 임명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는데?
“며칠 전에 통보받았다. 그때 말씀은, 당선인 뜻이 인수위에서 일하던 사람이라고 해서 꼭 정부로 가는 건 아니라는 취지로 말씀하셨기 때문에. 인수위에서 우리 같은 사람이 정부에 전혀 안 간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이해한다.”
-통보받고 흔쾌히 수락했나? 인수위원장과 총리 지명자로서 역할 (동시) 수행하는 데 어려움 없다고 판단하나?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양쪽을 다 겸해서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박근혜) 당선인이 책임총리제를 약속했다. 장관 인선 등 조각 과정에 권한을 갖고 참여할 건가?
“헌법에 따라 대통령을 보좌하고 행정에 관해 대통령 명을 받아 행정 각부를 통할하는데 (힘쓰겠다). 그 이상은 답변하기 어렵다.”
-총리 후보자가 보는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지명 배경은 뭐라고 생각하나?
“내가 평생 법을 전공하고 법률을 다뤘으니까, 지금 우리나라가 여러가지 면에서 질서가 제대로 잡혀있지 않다. 법과 질서가 지배하는 사회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제부총리와 역할 어떻게 조율할건가?
“생각해보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첫 국무총리로 임명된 김용준 후보자는 올해 75살(1938년생)로 청문회를 통과해 제42대 총리가 될 경우 역대 최고령 총리 기록을 세우게 된다. 역대 최고령 총리는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인 1992년 10월 제24대 총리에 취임한 현승종 전 총리(당시 73살)였다.
서울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그는 1957년 만 19살에 최연소로 제9회 고등고시(현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1960년 22살 최연소 판사로 법조인의 삶을 시작했다. 1963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를 반대하는 글로 구속된 송요찬 전 육군 참모총장을 구속적부심에서 석방한 ‘소신판결’은 지금까지 회자된다. 1988년 지체장애인으로는 최초로 대법관에 임명됐고, 김영삼 대통령 시절인 1994년 제2대 헌법재판소장에 임명돼 2000년까지 임기를 마쳤다. 헌재소장 시절 과외금지, 군 제대자 가산점제, 택시소유 상한제, 영화 사전검열, 동성동본 금혼 조항에 대한 위헌 결정을 내리는 등 국민의 기본권 침해에 대한 제한을 철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김 후보자는 강한 보수색채를 보였다. 광우병 보도와 관련된 <피디수첩> 제작진 무죄판결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또 박세일 전 국민생각 대표가 꾸린 보수단체인 ‘한반도선진화 재단’과 ‘선진통일연합’ 등에 고문단으로 참여했고, 박근혜 당선인의 대선 후보 시절 외곽 지지 조직인 충청미래정책포럼의 고문 등을 맡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지난해 10월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박 당선인의 선거캠프에 합류했으며, 선거 뒤 인수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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