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바지에 정장구두? 서울시 ‘쿨비즈’ 출근 첫날

서울시가 에너지 절약을 위해 공무원들에게 반바지와 샌들 착용을 허용한 첫날인 1일 오전 서울시청 남산별관으로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공무원들이 반바지를 입은 ‘쿨비즈’ 차림으로 출근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e-mail]

서울시 ‘복장 간소화’ 첫날
일부 “대외업무도 있는데…” 부담
박원순 시장은 지병 이유 ‘긴옷’

1일 아침 8시30분, 짙은 청색이나 베이지색의 반바지를 입은 공무원들이 서울 중구 예장동 서울시청 남산별관으로 출근하고 있었다. 검은색 운동화를 신은 이들도 있었지만, 검은색 정장 구두를 신거나 정장 허리띠를 맨 어색한 차림도 눈에 띄었다. 남산별관에는 에너지 절약이 핵심인 ‘원전 하나 줄이기’ 정책의 주무 부서인 서울시 기후환경본부도 있어, 출퇴근 복장을 반바지와 샌들로 한 공무원들이 며칠 전부터 등장했다.

임옥기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기후환경본부가 ‘쿨비즈’의 주무 부서이다 보니 선도적일 필요가 있어 직원들에게 이미 이번주부터 반바지·샌들 차림을 권하고 있다”며 “대외업무 때는 정장 차림을 하지만 사무실에선 반바지 차림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출근한 뒤 사무실에서 반바지로 갈아입는다. 서울시는 혹서기인 6~8월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 반바지와 샌들을 착용하는 복장 간소화(쿨비즈)를 시행하기로 했다.

남산별관과 달리, 이날 오전 시장 집무실이 있는 중구 서소문 시청 별관에선 반바지 차림으로 출근하는 공무원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정무직인 서왕진 시 정책특별보좌관(3급)이 반바지에 양말을 신지 않은 캐주얼 구두 차림으로 출근했다. 반면 과장급 공무원은 “국·실장에게 보고할 일도 잦고 점심때면 시내 한복판을 돌아다녀야 하는데, 면바지까진 몰라도 반바지 차림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은 오는 5일 환경의 날 행사에서 반바지 모델로 나서긴 하지만, 지병인 통풍 때문에 평소 출퇴근할 때도 반바지 차림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박기용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