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4.30 20:07
수정 : 2012.05.01 08:55
곽승준·이종찬·신재민 위원으로 활동
서울시, 명단 공개·회의록 열람 허용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물터미널 터 복합유통센터(파이시티)에 백화점 등의 대규모 점포를 허용해준 2005년 11·12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에 곽승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당시 고려대 교수) 말고도 이종찬 전 민정수석비서관,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신혜경 전 국토해양비서관 등 이명박 정부 들어 요직에 오른 인사들도 참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도계위에 참여했던 대학교수, 서울시의원들은 서울시의 안건에 이견을 낸 이들도 있었지만 서울시 주도대로 끌려갔다고 털어놨다.
30일 <한겨레>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서울시로부터 입수한 당시 도계위 명단을 보면, 곽승준 위원장을 비롯해 신재민 전 차관, 이종찬 전 민정수석과 신혜경 전 청와대 국토해양비서관 등 현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와 정부에서 요직을 맡은 인사들이 여럿 있었다.
<주간조선> 편집장이던 신 전 차관은 2006년 말 조선일보사를 그만두고 이명박 제17대 대통령 후보의 대선캠프에 몸담아 메시지 단장으로서 연설문과 인터뷰, 축사, 기고 등을 맡았다. 그는 문화부 차관에 이어 2010년 8월 문화부 장관에 내정됐으나 인사청문회에서 탈세·위장전입·부동산투기 의혹 등으로 사퇴했다. <중앙일보> 전문기자였던 신혜경 전 비서관과 신 전 차관은 파이시티 관련 사안이 논의된 2005년 11·12월 회의에는 불참했다. 이종찬 전 서울고검 검사장은 현 정부 첫 민정수석비서관에 임명됐으나 5개월 남짓 단명에 그쳤다.
최창식 현 서울 중구청장은 2005년 도계위에는 뉴타운사업본부장으로서, 파이시티에 오피스텔 등 업무시설을 허용했던 2008년 8월 도계위에선 행정2부시장으로서 위원장을 맡아 안건 처리를 주도했다.
파이시티에 백화점 등을 허용하는 자문안건을 논의한 2005년 회의에는 강준모·백준홍·오규식·오영태·원제무·이인성 교수 등이 참석했으며, 서울시의원 중에선 송창대·조천휘·한응용 의원이 있었다.
2005년 11월 도계위 회의에는 위원 24명 가운데 15명이 참석했으며, 그해 12월 회의에는 17명이 참석했다. 2008년 8월 회의에는 25명 가운데 21명이 참석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파이시티 안건을 다룬 도계위 위원들의 명단을 공개했다. 도계위 회의록은 정보공개 청구 이전처럼 열람만 허용했다. 도계위는 서울 도시계획 세부시설 변경, 재건축사업 등 시민 재산권에 밀접한 영향을 끼치는 도시계획과 관련한 다양한 안건을 다룬다. 지금은 행정2부시장을 비롯한 서울시 공무원 4명과 서울시의원 5명, 민간 전문가 21명 등 30명으로 구성돼 있다.
박기용 엄지원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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