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06 18:20
수정 : 2019.12.07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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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20일 광주그린카진흥원에서 열린 광주글로벌모터스 출범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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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20일 광주그린카진흥원에서 열린 광주글로벌모터스 출범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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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민정이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이뤄낸 노사 상생형 일자리 모델인 ‘광주형 일자리’가 이상하게 굴러가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 주체인 완성차 공장 법인 ‘광주글로벌모터스’가 ‘낙하산 인사’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광주시와 현대자동차가 1·2대 주주로 참여해 총 2300억원을 들여 지난 8월 출범한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이달 중 공장 건설을 시작해 2021년 하반기부터 연간 10만 대 규모의 완성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지난달 말 경영본부장에 광주시 공무원 출신인 오아무개(61)씨를 선임했다. 경영본부장은 광주글로벌모터스의 내부 살림을 책임지는 자리다. 하지만 오씨는 2017년 광주시 종합건설본부장을 끝으로 퇴직한 뒤 올해 8월까지 광주시와 전남도가 서울에서 공동 운영하는 기숙사인 남도학숙 사무처장을 지냈다. 자동차산업 경험이 없는 비전문가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앞서 8월 말엔 박광태(76) 전 광주시장을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박 전 시장은 재임 시절인 2005~2009년 업무추진비 카드로 145차례에 걸쳐 백화점 상품권을 산 뒤 ‘카드깡’을 해 마련한 15억원을 사적 용도로 써 2016년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광주의 시민단체들은 “박 전 시장은 노사 상생의 광주형 일자리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광주에 그렇게도 인물이 없나’라는 자괴감이 든다”며 반대했으나, 이용섭 광주시장이 밀어붙였다고 한다. 박 전 시장이 지난해 지방선거 때 자신을 도와준 것에 대한 ‘보은 인사’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세계 자동차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광주글로벌모터스가 ‘적정 임금’ ‘적정 노동시간’ ‘노사 공동 책임경영’ ‘원·하청 관계 개혁’이라는 광주형 일자리의 4대 원칙을 구현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전문성·도덕성·리더십을 갖춘 인사들이 모여 전력투구를 해도 모자랄 판이다. 그런데도 대표이사와 핵심 요직을 비리 전력의 정치인과 퇴직 관료로 채운 것이다. 도대체 생각이 있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광주형 일자리는 일자리 감소와 경쟁력 약화에 직면한 우리 산업계에 새로운 대안 모델로 주목받았다. 직접 고용 1000여명을 포함해 1만2천여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예상된다. 특히 광주·전남지역 청년들의 기대가 크다. 국민이 성원하고 중앙정부가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이유다. 광주형 일자리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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