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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20 18:46 수정 : 2019.10.20 20:19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 참가자들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검찰개혁 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 참가자들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검찰개혁 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이후에도 지난 주말, 서울 여의도와 광화문에선 진보-보수 진영의 대규모 장외집회가 펼쳐졌다. 특히 광화문에선 자유한국당이 별도 집회를 열어, 사실상 검찰개혁 저지를 선언하고 장외집회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검찰개혁과 불공정 해소 등 ‘조국 사태’로 분출된 민심의 요구를 성찰하고 입법으로 제도적 개선책을 내놔야 할 제1야당이 정치 공세에 몰입하며 그 책임을 외면하는 건 실망스럽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여의도에서 표출된 검찰개혁 요구를 입법으로 수렴하고, ‘공정과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펼치는 게 절실한 시점이다.

19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국정 대전환 촉구 국민 보고대회’를 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조국 사태가 끝났는데 무슨 장외집회냐고 한다.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막기 위해 계속 싸워 반드시 끝장내야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특히 “개혁의 칼끝은 검찰이 아니라 문재인 정권을 향해야 한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 저지를 공언했다. 제1야당 대표가 정치 실종을 장기화하는 정치 공세용 장외집회를 고집하는 건 국민 전체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고 본다. 특히 패스트트랙 저지를 위해서 장외집회를 지속하겠다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 자유한국당이 검찰개혁 요구에 공감한다고 밝힌 게 얼마나 됐다고 벌써 ‘검찰개혁 저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당 지지율 상승을 타고서 ‘조국 사태’를 총선 때까지 끌고 가려는 정치적 계산인 듯싶다.

자유한국당이 ‘독재적 입법’이라고 주장하는 공수처법은 여야 4당이 견제받지 않는 검찰 권력을 분산·통제하라는 국민 요구에 따라서,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함께 지난 4월 국회 패스트트랙에 올린 법안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다수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는 걸로 나온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공수처의 기소권 남용을 막기 위해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이 낸 기소심의위원회도 열어두고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견이 있다면 국회 논의를 통해 해소하면 된다. 국회를 외면하고 장외집회에만 몰두하며 검찰개혁 요구를 봉쇄하려는 건 제1야당으로선 무책임한 행동이다.

여야 모두 민심을 그 어느 때보다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조국 사태’로 확인된 건 검찰개혁 요구만이 아니다. 스펙 대물림과 불공정 대입제도 등에 대한 국민 분노에 정치권은 제도적 개선과 입법으로 대답해야 한다. 정부에서 내놓는 개선책들이 적절한지 살펴보고, 필요하면 관련 입법을 서두르는 게 국회의 책무다. 더불어민주당은 22일 국회의원 자녀 입시 전수조사 특별법을 내겠다는데, 이 법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것도 그런 책임의 하나일 것이다.

국회가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눈앞의 정치적 이익에 몰입해 갈등을 부추기고 정치를 실종시키는 행위는 국민 외면을 받을 뿐이라는 걸 여야 모두 마음에 새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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