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07 18:34
수정 : 2019.08.07 22:34
|
한국과 일본의 대학생들이 7일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반일, 반한이 아닌 노(No) 아베를 위해 연대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고 다음 사람을 지목하는 ‘피스 챌린지’를 제안한 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
|
한국과 일본의 대학생들이 7일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반일, 반한이 아닌 노(No) 아베를 위해 연대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고 다음 사람을 지목하는 ‘피스 챌린지’를 제안한 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
아베 정부가 7일 예고했던 대로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대상 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 공포를 강행했다. 일본 기업이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 가능한 품목 등을 한국에 수출할 경우 이달 28일부터는 3년간 유효한 ‘일반포괄허가’를 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아베 정부는 수출무역관리령의 시행세칙인 ‘포괄허가 취급요령’도 공개했는데, 기존의 ‘특별일반포괄허가’ 품목은 유지했다. 지난달 4일부터 수출규제를 하고 있는 반도체 소재 3개 품목 외에 특별일반포괄허가 품목을 ‘개별허가’ 품목으로 변경하지는 않았다.
특별일반포괄허가란 일본 수출기업이 일본 정부로부터 수출관리를 제대로 하고 있다는 인증을 받으면 일본 정부가 개별허가를 면제해주고 3년간 포괄허가를 내주는 제도다. 국내 대기업에 수출하는 일본 기업 거의 대부분이 특별일반포괄허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국내 대기업의 경우 일단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을 수입하는 업체 외에는 피해가 더 늘어나지 않게 됐다.
이를 두고 한국 정부·국민의 단호한 대응과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을 의식해 아베 정부가 확전을 유보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아베 정부의 태도 자체가 변화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언제라도 특별일반포괄허가를 취소할 수 있는데다, 그 인증이 없는 기업과 거래하는 국내 중소기업은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베 정부는 또 뜬금없이 백색국가 분류체계를 바꿨다. 지금까지는 백색국가냐 아니냐 둘 중 하나였는데, 앞으로는 A, B, C, D 네 그룹으로 세분하기로 했다. 그동안 백색국가 대우를 받은 27개국 중 한국을 제외한 26개국이 A그룹에 들어가고 한국은 B그룹에 포함됐다. 하지만 B그룹이라고 해도 일본 기업이 자율적으로 수출관리를 하는 A그룹과 달리 일본 정부의 규제 대상이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다. 한국에 대한 백색국가 제외가 경제보복이 아니라 수출관리상의 문제임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의심된다. 한마디로 경제보복을 물타기하려는 ‘꼼수’가 아닐 수 없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백색국가 제외에 대해 “경제보복이나 대항조치가 아니다”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여전히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고 있다. 아베 정부는 더이상 궤변을 늘어놓지 말고 당장 수출규제를 철회해야 한다. ‘원상회복’만이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는 첫 단추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 관련 기사 : 일본, 추가 도발 없었지만…언제든 개별허가 ‘돌변’ 가능
▶ 관련 기사 : 아베 보좌관, 한국 의원들 앞에서 “과거 한국은 매춘 관광국”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