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7.29 17:42
수정 : 2019.07.29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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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했다. 강 장관은 최근 재외공관장의 추문이 또 불거져 부처 리더십에 큰 의문을 남겼다. 2019.7.22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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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했다. 강 장관은 최근 재외공관장의 추문이 또 불거져 부처 리더십에 큰 의문을 남겼다. 2019.7.22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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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주재 총영사가 최근 부하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무역 도발로 온 나라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엄중한 시기에, 해당 지역의 재외 공관장은 발이 닳도록 뛰어다니기는커녕 부하 여직원을 상대로 못된 짓을 해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한두번도 아니고 손에 꼽을 수 없을 만큼 줄을 잇는 외교관들의 일탈 행위에 말문이 막힌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기강이 무너질 수 있는 것인가. 이런 외교부를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지 한심할 따름이다.
이번 사건은 피해 여직원이 얼마 전 “성추행을 당했다”고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하면서 불거졌다. 권익위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해당 총영사를 국내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이 총영사는 지난해에도 여직원과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제보가 접수돼 한차례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고 한다. 당시엔 성추행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외교부가 엄격하게 조사를 했어야 하는 건 아닌지 아쉬움이 크다.
총영사는 외국에 주재하며 자국민 보호와 통상·교역의 증진을 업무로 하는 공직자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 무역갈등을 풀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어야 할 자리인 셈이다. 그런데도 이런 중요한 시기에 엉뚱한 일로 추문을 낳았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더하다.
외교부에선 하루가 멀다 하고 추문과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 들어 부하 직원에 대한 ‘갑질’과 ‘성폭행’ 등으로 주베트남 대사와 주말레이시아 대사, 주몽골 대사, 주에티오피아 대사가 잇따라 해임 등 중징계를 받았다. 워싱턴에선 유례없는 외교기밀 유출 사건까지 벌어졌다. 얼마 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내부 비위를 “엄중 문책하겠다”며 불관용의 원칙까지 천명했으나 결국 빈말이 되고 말았다. 강 장관은 이번엔 무슨 말로 국민의 비판을 모면하려 할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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