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7.12 18:40
수정 : 2019.07.12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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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경기 평택에 있는 해군 2함대사령부 영내에서 정체불명의 거동수상자가발견되고, 장교가 병사에게 거짓자수를 종용한 사실이 드러나 군당국이 조사에 들어갔다. 12일 오후 2함대사령부 정문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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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경기 평택에 있는 해군 2함대사령부 영내에서 정체불명의 거동수상자가발견되고, 장교가 병사에게 거짓자수를 종용한 사실이 드러나 군당국이 조사에 들어갔다. 12일 오후 2함대사령부 정문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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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에 있는 해군 2함대사령부 영내에서 거동 수상자를 놓치는 일이 벌어지자 상관이 병사에게 범인인 것처럼 ‘거짓 자수’를 시킨 사실이 드러났다. 북한 소형 어선(목선)의 ‘노크 귀순’으로 가뜩이나 군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마당에 또다시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사건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북한 목선 경계 실패를 두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지 하루 만인 지난 4일 밤 벌어졌다. 해군 2함대는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이 영내 탄약고에 접근했다 초병들에게 들켜 달아나자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지만 검거하지 못했다고 한다. 2함대는 외부 침입 흔적이 발견되지 않자 부대원들을 대상으로 수사에 들어갔고, 이 과정에서 지휘통제실 소속 장교가 사건 축소를 위해 부대원에게 ‘거짓 자수’를 시켰다고 한다. 범인 찾는 것보다 상황을 모면하는 데 급급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힘없고 무고한 병사를 희생양 삼아 사건을 조작·은폐하려 한 건 개탄스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현재까지 해군은 거짓 자수를 한 병사가 상관 제의에 자발적으로 손을 든 것으로 파악한 모양새다. 그러나 상관의 종용이나 강압이 없었다면 과연 병사가 그런 행동을 했을까 싶다. 철저한 조사가 필요한 이유다.
얼마 전 동해안에선 북한 목선이 삼척항에 들어와 북한 어부들이 시민에게 휴대전화를 빌릴 때까지 우리 군은 전혀 몰랐던 사실이 드러나 큰 충격을 줬다. 그때 군은 이 사실을 감추기에 급급하다 결국 사건을 더 키우는 잘못을 범했다. 해군 2함대의 ‘거짓 자수’ 사건 역시 경계 실패에 따른 문책을 두려워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로 보인다. 북한 목선 사건이 군의 경계태세 강화와 사태 대응에 아무런 교훈을 주지 못한 셈이다. 한심하다는 생각보다 이런 군을 믿을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장관을 비롯한 군 지휘부는 언제까지 국민에게 사과만 하고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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