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7.04 18:41
수정 : 2019.07.04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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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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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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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의 국회 의원실로 협박 편지와 흉기, 죽은 새가 담긴 소포가 배달됐다고 한다. 충격적인 일이다. 공당의 원내대표를 겨냥한 이런 행위는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명백한 위협이자, 야만 그 자체다. 당국은 철저하고 신속한 수사로 소포를 보낸 사람을 찾아내 배후 여부를 철저히 밝혀야 한다.
‘태극기 자결단’ 명의로 윤 원내대표 사무실에 도착한 소포엔 ‘너는 민주당 2중대 앞잡이’ ‘문재인 좌파독재 특등 홍위병’ ‘조심하라 너는 우리 사정권 안에 있다’는 내용의 협박 편지와 함께 커터칼, 썩은 내가 진동하는 죽은 새가 담겨 있었다. 그 방법이 잔혹하고 엽기적일 뿐 아니라 단순한 협박을 넘는 사실상의 ‘테러 행위’로 보는 게 타당하다.
국회의원 의정 활동에 대한 비판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정당 간 정책 연대, 특히 진보정당의 ‘개혁연대’에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내며 원내대표 목숨까지 위협하는 행위는 차원이 전혀 다른 문제다. 의회민주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비열하고 야만적인 행동이다. 일부 누리꾼들 댓글도 매우 우려스럽다. ‘누가 보냈는지 아주 정확히 잘 보냈다’ ‘자작극이다’ ‘하는 꼴 보니 그럴 만하네’라며 윤 원내대표와 정의당을 조롱하고 적대감을 공공연히 표출하고 있다.
윤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의 저열한 정치현실이 이런 것들을 낳고 있다”며 “개인 일탈로 볼 수 없고 비정상적 정치세력들의 막말 퍼레이드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밝혔다. 부인할 수 없는 우리 정치의 현주소다. 2013년 새누리당 소속으로 ‘곧 죽는다’는 메모가 담긴 괴소포와 칼을 받았던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4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극우나 극좌나 모두 테러 위협이 근절돼야 한다”고 말했다. 도 넘은 이념 공세와 철 지난 색깔론, 저열한 막말로 국민을 선동하고 적대감을 부추겨온 정치권의 자성과 변화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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