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6.26 18:44
수정 : 2019.06.26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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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스웨덴 의회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 연설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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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스웨덴 의회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 연설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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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북-미 관계와 남북관계에 대한 진단과 구상을 상세히 밝혔다. 문 대통령은 26일 연합뉴스와 세계 6대 통신사의 공동 서면 인터뷰에서 ‘북-미 양국 간 3차 정상회담을 위한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비핵화의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의 구상이 북-미가 비핵화 협상 교착상황을 타개하고 새로운 진전을 이뤄내는 데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의 발언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3차 북-미 정상회담을 놓고 두 나라 사이 물밑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대목이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미 사이 의미 있는 소통으로 주목받은 것은 정상 간 친서 교환이 전부였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발언으로 북-미 사이에 3차 정상회담을 위한 물밑 대화가 이뤄지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할 수 있다. 북-미 협상이 교착상태를 넘어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다.
영변 핵시설의 완전 폐기와 검증을 비핵화의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규정한 것도 관심을 끈다. 문 대통령이 ‘비핵화의 불가역적 단계’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어서 이 발언의 의미는 더욱 크다. 이와 함께 영변 핵시설의 완전 폐기와 제재 완화의 맞교환 카드를 제시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문 대통령의 제안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제시한 ‘영변 핵시설 전면 폐기와 민생 분야 제재 해제’ 제안과 어느 정도 궤를 같이하는 것이어서 북한이 수용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문 대통령의 구상이 미국의 입장과 얼마나 합치하느냐가 관건이다. 문 대통령의 발언이 미국과 사전에 조율된 것이라면, 3차 정상회담이 조속히 열릴 가능성은 그만큼 커진다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이 우리의 제안에 따라 이뤄진 것임을 밝힌 점도 눈길을 끈다. 일각에선 북-중 정상회담으로 비핵화 협상이 복잡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우리 정부와의 소통 속에 이뤄졌다면 북-미 비핵화 협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문 대통령이 밝힌 구상이 구체적인 결실을 거두는 것이다. 30일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 진전과 제3차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획기적인 전환점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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