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6.13 20:51
수정 : 2019.06.13 20:59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정상명)가 13일 4명의 후보를 박상기 법무장관에게 추천했다. 박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이 귀국하는 16일 전후 이 가운데 1명을 제청하면 대통령이 국회에 인사청문회를 요청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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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열린 검찰총장 후보추천위 회의 장면. 과천/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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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후보 추천은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 입법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이란 점에서 더욱 눈길을 모은다. 차기 검찰총장이 이를 둘러싼 검찰 내부의 논란을 추스를 수 있을 정도의 신망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검찰 개혁이란 국민적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점이다. 검찰 개혁의 소신을 갖고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 최우선 기준이 돼야 하는 것이다.
피추천자 가운데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현 문무일 검찰총장(18기)보다 연수원 다섯 기수 아래라는 점에서 그가 포함된 사실 자체가 검찰 조직 쇄신의 시금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봉욱 대검차장(19기)과 김오수 법무차관(20기), 이금로 수원고검장(20기) 등은 조직 안정에 무게를 둔 카드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누가 검찰 개혁에 적임인지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어 있다. 아무도 검찰 개혁 입법에 대한 소신을 구체적으로 밝힌 적이 없기 때문이다. 후보 추천 과정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과연 조직이기주의를 넘어 검찰 개혁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할 수 있을지는 제청·임명 절차를 통해 확인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문무일 검찰총장의 사례는 참고할 만하다. 그는 국회 신속처리절차에 회부된 수사권 조정법안에 대해 “민주적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사실상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은 계속 검찰이 가져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법안을 일부 수정하겠다는 박 장관의 해명에 대해서도 의미를 깎아내렸다. 차기 검찰총장이 이런 식이어선 곤란하다.
검찰 과거사위 활동이 절반의 성공에 그친 데는 검찰의 조직이기주의 탓이 크다. 김학의 사건을 ‘봐주기 수사’한 검찰 간부들을 다시 봐주고, 청와대 외압도 ‘증거 불충분’이라며 꼬리를 자른 것은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재확인시켜주는 생생한 증거다. 한때 ‘국민검사’ ‘국민총장’이란 칭송까지 듣던 검찰이 결국 조직이기주의 벽 앞에서 한계를 드러냈던 과거사를 차기 검찰총장은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진정한 ‘국민총장’의 탄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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